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공유와 공동체 정신


유명 대학들의 강의가 대학생이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점차 공개되는 추세다. 비싼 등록금을 내야만 접근할 수 있었던 고등교육이 이제는 '개방'과 '공유'의 철학을 싣고 캠퍼스 담장 밖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

서울대는 일부 강의를 인터넷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온라인 공개하고 있으며, 고려대는 재학생들이 듣는 정규 강의를 일반인도 들을 수 있도록 외부 수강생을 초대하는 행사를 가졌다. 지식을 나누는 데 인색하고 폐쇄적이었던 대학들이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지역 주민들과 함께 나누며 따뜻한 공동체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이다.


대학이든, 기업이든 오래 가는 조직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바로 조직이 뿌리내리고 있는 지역사회에 기여하면서 사회적 책무를 다했다는 것이다. 장수기업들은 대체로 기업이 속한 곳에서 사회공헌 활동도 많이 하고, 지역사회를 잘 이해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등 동반성장, 공동체 정신을 강조하는 경영 기조를 유지해 왔다. 또 캐시카우 중심으로 단기적 수익 창출에 집중하기보다는 환경 변화에 맞춰 어떻게 혁신할지에 대해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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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9년 창립된 프록터앤갬블(P&G)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에 식수정화기를 제공하면서 환경친화적인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끊임없이 아이디어 제품을 내놓는 쓰리엠(3M)은 1902년 탄생 이후 10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창의적 기업으로 칭송받는다.

실제 대부분의 기업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 세계 기업의 평균 수명은 13년 정도에 불과하다. 포천500에 속해있는 기업들의 평균 수명도 40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기술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국경없는 경쟁 체제가 도래하면서 앞으로는 장수기업이 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오래 가는 기업의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는 지역사회와의 공유, 공동체 정신이 강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최근 국내 중소중견 소재부품 기업들의 해외 기술협력 파트너를 찾기 위해 유럽에서 상담회를 개최했다. 며칠 전에는 행사에 참가했던 기업 관계자들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는데, 그 중 한 분께서 "상담회에 직접 참가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분야에 잘 맞는 국내 기업이 있다면 KIAT가 연결 고리가 돼 소개시켜줄 수도 있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주셨다. 제안을 현실화시키기에 다소 제약이 있긴 하지만, '더불어 성장하자'는 그 기업인들의 배려 있는 마음씨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술을 연구개발(R&D)하는 데에 있어서도 이처럼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한 기술과 제품이 인간을 즐겁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지역사회를 풍요롭게 살찌우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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