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스코틀랜드 독립 우려 현실화… 영국, 지난달만 금융자산 270억달러 빠져나가

대형銀 "독립땐 본사 英 이전"

통신업체 "요금 인상할수도"

스코틀랜드 노골적 압박 나서


스코틀랜드 독립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지난달에만 영국에서 270억달러(약 29조원)의 금융자산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18일(현지시간) 치러질 분리독립 주민투표 결과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박빙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독립이 결정되면 스코틀랜드 경제가 지난 1930년대 대공황과 같은 대재앙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도 속출하고 있다.

13일 로이터는 영국 금융컨설팅 기관 크로스보더캐피털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영국의 주식, 채권, 은행 예금 등 금융자산이 모두 270억달러 유출됐다고 전했다. 이는 2008년의 리먼브러더스 붕괴 후 가장 큰 규모다.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되던 7월 유출액 260억달러를 합치면 두 달간 이탈한 자금만 530억달러에 달한다. 크로스보더캐피털은 "영국에서 자금유출은 6월 말부터 투자가들의 관심사였지만 스코틀랜드 독립 가능성이 커진 8월부터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코틀랜드 독립이 가설이 아닌 현실 문제로 등장하면서 영국 정부도 다급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은 20∼21일 호주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13일 전격 취소했다.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도 G20 참석 일정을 단축해 조기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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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과 재계는 노골적으로 스코틀랜드를 압박하고 있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이날 "스코틀랜드가 영국 이탈을 표결한다면 윈스턴 처칠이 1925년 파운드화의 금본위제 복귀를 결정한 것과 같은 치명적인 실수"라며 "(1920년대 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지 않아 대공황을 불렀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위스 UBS도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국가신용도 하락으로 은행의 절반가량이 빠져나가고 은행 예금도 영국으로 옮길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성장률이 연간 4∼5% 감소하는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이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와 로이드뱅킹그룹·클라이즈데일뱅크 등 대형 은행들은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본사를 영국으로 옮기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아스다·존루이스·막스앤드스펜서·킹피셔그룹 등 대형 유통업체 대표들도 조만간 영국 잔류를 호소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BT와 보다폰·EE 등 주요 통신업체들 역시 스코틀랜드 독립 때는 통신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한편 주민투표를 불과 5일 앞두고 여론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인 서베이션과 오피니엄·패널베이스의 조사에 따르면 부동층을 제외할 경우 '독립 반대' 의견이 '찬성' 응답을 각각 8%포인트, 6%포인트, 2%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ICM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찬성이 54%로 반대 46%를 8%포인트나 앞질렀다. 이 때문에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6~23%가량의 부동층이 막판 변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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