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투자자들 상품선택 폭 넓어진다

국내 ETF시장 발전 계기 삼아야<br>해외ETF 과세 문제는 걸림돌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만든 상장지수펀드(ETF)를 국내 증시에 상장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것은 국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상품선택의 기회를 주는 동시에 국내 자산운용업체들과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에 해외 자산운용회사의 ETF가 상장되면 투자자들은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 자산운용회사들은 중국의 대표지수인 CSI300지수나 미국의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 등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외국ETF의 상장이 허용되면 해외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ETF가 국내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게 된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세계 2위 ETF 시장인 독일에는 1,000종목이 넘는 ETF가 상장돼 활발히 거래되고 있고 미국의 ETF 시장 규모는 830조원 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혼 청(Hon Chung)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SSGA)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본부장은 “한국 ETF는 숫자는 많지만 더욱 활발하게 거래되기 위해서는 유통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한다”며 “거래소에 외국계 ETF상장이 되면 투자자의 선택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홍콩, 유럽, 미국 등 선진 자본시장에서는 글로벌 자산운용회사들의 ETF들이 자유롭게 거래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시장에서는 외국 ETF의 진출이 막혀 있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다는 점도 해외 ETF의 국내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초 국내 대다수 자산운용회사들은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추진 중인 해외ETF 국내 증시 상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자산운용회사들이 유명 ETF 상품을 내세워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국내 자산운용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 할 것이라는 이유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수는 60개지만 아시아시장 전체 ETF 중 거래량 상위 30위 안에 드는 종목은 3개에 불과한 국내 ETF 현실을 고려할 때 국내 자산운용회사들도 해외 업체들과 직접 경쟁하며 스스로 경쟁력 갖추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대형 자산운용회사의 한 관계자는 “초기에는 자산운용회사들이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로 반대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국내자본시장의 발전과 투자의 상품 선택권을 고려하면 해외 ETF의 국내 상장이 꼭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며 “다면 해외ETF의 국내 증시 상장이 허용될 경우 국내 자산운용회사들이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ETF의 국내증시 상장이 허용돼도 국내 주식형ETF와 달리 15.4%의 배당소득세가 과세된다는 점은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인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 ‘아이셰어즈(iShares)’ ETF로 유명한 글로벌 자산운용회사 블랙록은 올 초 국내ETF시장에 큰 관심을 보였지만 과세 형평성 문제로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외국집합투자증권 적격기준상 각 집합투자자산의 20% 이상을 한가지 상품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한 조항도 금, 원유 ETF 등 다양한 해외 상품ETF 상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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