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문제'등 국제발언권 강화 기대

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핵안보정상회의 장소인 워싱턴 컨벤션센터에 도착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손용석기자

한국이 13일(현지시간)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개최지로 결정됨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핵안보 문제와 관련, 발언권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정부는 평가했다. 정부는 아울러 50여개국이 참가할 핵안보정상회의 유치를 통해 ‘한국형 원전(原電) 세일즈’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치ㆍ경제효과 모두 기대=우리나라가 차기 핵안보정상회의 개최국으로 선정된 것은 정치 및 경제 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특히 북한의 핵 위협에 노출돼 있는 우리 입장에서 차기 회의 유치는 핵안보에 대한 글로벌 발언권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2차 핵안보정상회의 유치와 관련, 언론 발표문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제안하고 참가국 정상들의 만장일치 지지를 받아 결정됐다”면서 “이는 한반도가 직접적인 핵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지역인 점이 고려되고 대한민국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있어 가장 모범적인 나라라는 점을 국제적으로 인정 받은 결과라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핵 문제에 대한 북한의 양보를 압박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오는 2012년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ㆍ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대선을 치르는데다 북한이 강성대국 달성을 목표로 한 시점이어서 국제 정치ㆍ안보적으로 중요한 시기”라면서 “50여개국 정상들이 한국에 모여 북핵 문제를 논의하게 되면 북한도 분명 적잖은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 세일즈 기초 다지기 포석도=정부는 또 차기 핵안보정상회의 유치를 통해 ‘원전 세일즈’에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의에 47개국이 참석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아직 원전을 운용하지 않는 국가들”이라며 “차기 회의에서 이 점에 주목해 우리의 발전된 원전기술과 관련해 많이 소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치 확정까지 오바마 입김 컸다 차기 핵안보정상회의 개최국이 한국으로 결정되기까지는 오바마 대통령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1차 회의 전인 지난 5일 이 대통령에게 2년 후 2차 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지 의사를 타진했고 이에 이 대통령이 유치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어 이번 1차 회의 직전 열린 실무책임자 회의에서 의견 조율이 이뤄졌으며 이날 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지지한 한국이 만장일치로 2차 회의 개최지로 결정됐다. 이번 개최지 결정이 통상 폐막식 때 다음 개최지를 발표하는 관례를 깨고 오바마 대통령이 1차 회의 모두에 이를 결정, 발표하는 이례적인 방식을 택한 것도 '오바마의 힘'을 실감하게 하는 부분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2차 개최지로 제안하고 의사를 타진한 배경은 한국에 북한 핵 문제가 걸려 있고 핵 없는 지구는 핵 없는 한반도가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