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시장 불안심리 잠재우기 의도

"실물지표 개선·수출 실적 좋다" 낙관론<br>체감지표와 괴리는 통계상의 문제로 돌려<br>"지나친 장밋빛 전망 아니냐" 지적도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우리 경제가 내년에 5.2~5.3%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정부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한달 전에 모건스탠리가 내년 성장률을 3.8%,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3.7%로 전망한 것과 거리가 멀다. 이 부총리가 경기회복을 자신하는 것도 시중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려는 포석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시각과 접근방식은 새로운 논란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이 부총리가 장밋빛 환상을 지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 부총리는 6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민간의 부정적 시각을 반박하고 특유의 낙관론을 폈다. 부동산경기(건설경기) 연착륙과 중기업정책 및 창업 활성화, 수출자유지역의 외자도입, 기업도시 건설 등을 전제로 달았지만 이 부총리의 어조는 거시경제 총괄 책임자로서의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부총리는 특히 “연중 평균 유가가 35달러를 넘는 경우에도 올해 5%대의 성장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상반기 중 예기치 않았던 고유가에도 5.5%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답했다. 이 부총리는 어느 때보다 경제를 자신한 이유로 3가지를 들었다. 첫째, 실물지표가 미미하나마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가 다소 늘어나는 가운데 소비 감소세도 둔화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브리핑에서 “7월 중에는 서비스 부문이 좀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번째는 민간연구소 등의 우려와 반대로 수출이 버텨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수출둔화 우려에 대해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월 210억달러 이상 수출실적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번째는 외국계 자본의 투자에 고무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부총리는 “GE캐피털이나 메릴린치 등이 한국의 소비자금융에 투자한다는 점은 내수가 되살아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 같은 배경 중에서도 실물지표와 수출호조에 거는 재경부의 기대는 각별하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보는 “상반기 고유가 충격을 수출호조가 다 흡수했다”며 “내수 쪽이 조금만 개선되면 경기회복은 가시권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보는 “내수는 1%만 늘어나도 수출이 10% 늘어날 때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덧붙였다. 내수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 부총리가 이날 오찬에서 ‘유가급등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한 서민층을 대상으로 하는 단기대책을 생각 중’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고민은 체감지표와 실물지표간 괴리다. 투자와 소비를 비롯, 산업활동동향이나 서비스활동동향 등 지표경기는 조금씩 나아지는데 소비자전망 같은 심리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이다. 재경부의 다른 당국자는 “민간연구소나 언론이 개선되는 실물지표는 소홀하게 취급하고 객관성이 실물지표보다 떨어지는 심리지표는 과장하게 포장하는 측면이 있다”며 통계의 문제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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