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8월 31일] 가전전시회 IFA를 생활가전 1위 기회로

'32%대2.5%.'

지난해 삼성전자가 유럽 가전시장에서 거둔 TV와 세탁기 성적표다. TV에서 무려 30%를 넘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지만 세탁기와 같은 생활가전 얘기만 나오면 고개가 꺾인다. 메모리 반도체나 액정디스플레이(LCD) 등에서도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생활가전이 성에 차지 않는 게 현실이다.

상대적으로 가전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LG전자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기관인 GfK의 조사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해 말 유럽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4.4%. 하지만 '오는 2012년까지 생활가전 부문 세계 1위'라는 목표와는 아직 멀어도 한참 먼 느낌이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전자 대기업들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독 유럽 생활가전 시장에서 시원치 않은 성적표를 받고 있는 건 왜일까. 전문가들은 냉장고ㆍ세탁기ㆍ청소기 등은 해당 지역의 생활 패턴과 문화를 반영하는 특성상 유럽 현지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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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본 가전업체보다 한참 뒤떨어진 열등생에서 오늘날 세계적인 가전명가로 거듭나고 있다. 유럽 생활가전 시장이라고 1위를 못할 게 뭐냐는 것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각오다.

오는 9월3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0'가 이들에게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로 올해 초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생활가전에서도 1등을 하겠다"고 말했고 LG전자도 월풀ㆍ일렉트로룩스에 이어 세계 3위인 점유율을 2012년에는 1위로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IFA 2010에서 국내 전자업체들은 '똑똑한 가전(스마트 가전)'을 기치로 내걸고 소비자들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잇달아 선보인다.

이를 계기로 한국 가전업체들이 유럽의 거래선과 소비자들과의 스킨십을 통해 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기를 기대해본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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