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은진수ㆍ강용석…BBK 5인방의 엇갈린 현재

은진수ㆍ저축은행, 강용석ㆍ성희롱 사건으로 현 정권 타격<br>고승덕ㆍ박준선 의원은 정부와 대립각

지난 2007년 17대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 앞을 막은 가장 큰 난제 가운데 하나는 BBK 주가조작 의혹이었다. 법적 공방에서 이기기 위해 이 후보의 캠프는 많은 법조인들을 들였고 그 가운데 이른바 ‘5인방’이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젊고 유능한 변호사로 각광 받고 있었으며 모두 정치인을 꿈꿨다. 이들 중 일부는 18대 총선에서 ‘BBK 소방수’ 노릇을 했다는 공적에 힘입어 당의 공천을 받고 국회에 입성했지만 일부는 낙마한 뒤 저축은행 로비 의혹을 받으며 현정권에 부담이 됐다. 이들의 엇갈린 명암은 ‘개국공신’이 정권에 얼마나 오랫동안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현정권에 상처 안긴 은진수ㆍ강용석=부산저축은행 로비 의혹이 불거지기 전까지 ‘은진수’라는 이름은 여의도에 흔한 정치지망생 가운데 하나였다. 그런 그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캠프에서 BBK 방어를 총괄하는 BBK팀장이 됐다. 그는 오세경 다스(DAS)팀장과 함께 이 후보에게 직접 보고하는 최측근으로 통했다. 그러나 5인방 중 두 사람은 국회의원이 되지 못했다. 오 팀장은 부산 동래에서 공천을 받았으나 낙선했다. 은 팀장은 공천조차 받지 못했다. 당시 캠프 인사였던 한 한나라당 의원은 6일 “은 팀장은 ‘MB과 직거래한다’는 얘기가 돌아 오히려 아무도 공천을 챙겨주지 않았다”면서 “당시 거만한 태도 때문에 캠프 내에서 평판이 좋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천을 받았다가 철회됐다”고 전했다. 은 팀장은 2009년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임명됐다. 이후 2005년 사외이사로 인연을 맺은 부산저축은행그룹으로부터 1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현정부 최대 ‘게이트’의 불씨가 된 것이다. 강용석 무소속 의원은 여야 동료의원들의 손으로 제명될 위기에 처했다. 이 후보의 네거티브를 막는 클린정치위원회 자문위원이었던 그는 39세의 젊은 나이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그러나 여대생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밝혀지며 한나라당에서 제명된 것은 물론 국회 윤리특위에서도 제명안이 가결됐다. 여론에 밀린 여야가 6월 국회 본회의 처리에 공감하고 있는데 처리할 경우 입법부 스스로 국회의원을 제명한 첫 사례가 된다. ◇현정부에 쓴 소리하는 고승덕ㆍ박준선=클린정치위에서 BBK 의혹을 방어하며 현 여권과 처음 인연을 맺은 고승덕ㆍ박준선 의원은 현재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소장파 초선의원이다. 고 의원은 국회 정무위 소속으로 2009년 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시도를 밝혔다. 현정부의 산업은행 민영화의 취약점을 들춘 것이다. 최근에는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우리금융지주 인수 움직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과 악연이 깊다. 17대 국회에서 정인봉 전 한나라당 의원의 불법 향응제공을 세상에 알린 뒤 한나라당을 탈당하기도 했다. 당시 서울시장 경선에 나가느라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던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공천 철회된 정 전 의원 대신 자기 지역구 재보선에 나가게 한 사람이다. 그런 그도 BBK팀을 거쳐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공천으로 당선됐다. 그는 정부가 반대한 부분적 전월세상한제를 대표 발의했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 등 부산저축은행 의혹과 관련된 여권 인사의 사퇴를 앞장서 촉구했다. 여당 내 소장파 초선의원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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