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럽 주요銀 한 두 곳만 흔들려도 리먼 뛰어넘는 파장"

[리먼사태 3년… 유럽서 되살아난 악령] ■ 유로존 위기 어디로… <br>금융불안 진앙 국가채무 유럽 전체 위기로 비화 <br>"유럽銀 규제당국 없어 사태 해결 더 어려워"


"유럽 주요銀 한 두 곳만 흔들려도 리먼 뛰어넘는 파장" [리먼사태 3년… 유럽서 되살아난 악령] ■ 유로존 위기 어디로… 금융불안 진앙 국가채무 유럽 전체 위기로 비화 "유럽銀 규제당국 없어 사태 해결 더 어려워" 뉴욕=이학인특파원 leejk@sed.co.kr 본격적인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 파산 3년을 맞아 세계는 다시 한 번 공포에 휩싸여 있다. 지난 2008년 9월14일 미국 4대 투자은행(IB)이었던 리먼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파산한 후 세계의 신용은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번에는 유럽발 위기다. 그리스 등이 디폴트 사태에 직면하면서 위기국들의 채권을 많이 들고 있는 유럽계 은행들이 달러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 주요 은행 가운데 한 두 곳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 파장은 리먼 사태를 능가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번져가고 있다. 3년 전 위기가 모기지에서 촉발됐다면 이번에는 정부채무가 글로벌 금융불안의 진앙지로 지목되고 있으며 재정위기는 급기야 유럽 은행권의 금융위기로 비화되고 있다. ◇"프랑스 은행도 못 믿겠다"=14일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프랑스 2ㆍ3 위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과 크레디아그리콜의 신용등급을 낮추면서 그리스 사태로 이들 은행의 자금조달 조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단기자금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은 이들 프랑스 은행은 최근 달러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MMF의 프랑스 은행에 대한 달러 공급 규모는 8월 1,610억달러로 전월에 비해 39% 줄었다.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계 은행들이 전반적으로 달러난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에 따르면 미국의 10개 대형은행 MMF의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익스포져는 6월말 6,980억달러에서 7월 말 6,580억달러로 줄었다. 그만큼 대출을 줄였다는 의미다. JP모건체이스의 알렉스 뢰버는 "2008년 리먼 파산 이후 손실을 본 MMF 투자자들이 자금을 일시에 인출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점진적으로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유럽계 은행들이 유로화와 달러화를 바꿀 때 지불하는 스와프 금리는 7월 0.28%에서 1.12%까지 치솟았다. ◇국채에 발목 잡혔다=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은행들에 경고등이 켜진 것은 그리스 등 채무 문제를 안고 있는 국가들의 국채를 이들 은행이 대거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진다면 은행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마련이다. 모기지 부실로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면서 신용경색이 나타났던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그리스가 자구노력에 실패하고 구제금융 지원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면서 결국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주요국 은행들의 그리스 채권보유 규모는 프랑스 567억달러, 독일 340억달러, 영국 1412억달러 등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이 나서 긴급 정상회의를 갖는 등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을 진화하고 있지만 시장의 시각은 갈수록 비관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블룸버그는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에서 그리스가 앞으로 5년 내에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9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리스의 국채금리는 10년 만기짜리가 172%까지 치솟았다. 지표상으로는 부도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유명 애널리스트인 로치데일증권의 보베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부채탕감이 없다면 그리스는 물론 유럽의 많은 나라가 디폴트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경제 패닉에 빠질 수도=국채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ㆍ스페인 등 유럽의 주요국들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그 파장은 어디까지 번져 나갈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헤지펀드의 대부인 조지 소로스는 최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은행위기가 리먼 사태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은행권의 위기를 통제할 수 있는 유럽 차원의 규제당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금융위기의 진앙지였던 미국도 유럽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 들어 경제성장이 급격히 둔화되면서 더블딥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에서 메가톤급 악재가 폭발한다면 미국 경제 역시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스페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지도자들이 시장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이번주 이례적으로 일주일 사이에 두 번 유럽을 찾아 유럽 재무장관들과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글로벌 금융 쇼크 장기화… 한국경제 수렁속으로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