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소비자를 섬겨라

지난 90년대 후반 중국 휴대폰시장에서 소니에릭슨의 점유율은 30%에 달했지만 2001년에는 2%까지 곤두박질쳤다. 문제는 ‘T28’이라는 휴대폰의 품질 불량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소니에릭슨의 후속 대응이었다. 소니에릭슨은 잘못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시정하려는 대신 ‘구렁이 담 넘어가듯’ 품질 문제를 덮으려고만 했다. 기업의 이미지, 나아가 생존은 고객이 결정한다. 고객들의 사소한 건의사항이나 불만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기업 이미지가 달라진다. 일단 이미지가 나빠지면 고객은 그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외면한다. 정보기술(IT) 분야는 더욱 그렇다.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발달돼 있어 정보전달 속도도 매우 빠르다. 나쁜 뉴스라면 무서울 정도로 빨리 확산된다.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나 내비게이션 등 IT 기기의 경우 제품 특성상 초기에 여러 가지 오류가 발생한다. 따라서 제품을 판매했다고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업데이트나 애프터서비스(AS)를 통해 고객을 정성으로 섬겨야 한다. 최근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방송 프로그램 연동형 데이터 서비스(BIFS)로 인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부산 등 4개 지역에서 진행된 시범 서비스에서 숱한 단말기가 오작동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지상파 DMB 단말기를 구입한 사람들은 각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BIFS가 무엇인지, 자신의 단말기도 같은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해 잇달아 문의하고 있다. 상당수 단말기업체들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업체는 그리 많지 않다. 자사의 제품이 문제가 없는지, 혹 문제가 있다면 어떤 식으로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노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고객은 자신을 정성스레 섬기는 기업은 계속 사랑하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즉각 응징에 나선다는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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