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피츠버그대, 섀튼 '논문조작 관여' 어떻게 봤나

"黃논문 통해 권위·경제적 이득 노렸으면서 조작행위엔 책임회피"<br>보고서 "섀튼 행위 `과학적 비행' 해당".. 기회주의적 행태 비난<br>국내과학계 "섀튼 감싸기 지적은 문화차이 이해못한 성급한 추론"<br>논문 초고 시점·박종혁 역할 등 서울대조사위 판단과 달라 주목

피츠버그대, 섀튼 '논문조작 관여' 어떻게 봤나 "黃논문 통해 권위·경제적 이득 노렸으면서 조작행위엔 책임회피"보고서 "섀튼 행위 `과학적 비행' 해당".. 기회주의적 행태 비난국내과학계 "섀튼 감싸기 지적은 문화차이 이해못한 성급한 추론"논문 초고 시점·박종혁 역할 등 서울대조사위 판단과 달라 주목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황우석 교수팀의 2004년, 2005년 사이언스 논문조작에 미국 피츠버그대의 섀튼 박사는 어느 정도 관여했을까. 섀튼 박사의 부정행위 여부를 조사해온 피츠버그대의 조사 보고서를 두고 국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처신에 문제가 있었지만 데이터 조작 등 과학적 부정행위를 저지르지는 않았다"는 부분 때문이다. 이 때문에 봐주기 조사가 아니냐, 결과적으로 섀튼 박사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냐는 등 미국보다는 오히려 국내에서 뒷말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피츠버그대의 조사보고서의 전체맥락을 오해한데서 나온 성급한 추론이라는 지적이 과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섀튼 박사의 논문 조작 관여 여부에 대해 피츠버그대는 어떻게 판단했나 서울대 조사위는 보고서에서 2004년 논문작성 경위에 대해 "새튼 박사는 논문심사 중에 심사평에 대한 응답을 작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사이언스 편집인들과의전화통화를 주선하였으나 본인 고사로 저자에는 들어가지 않았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피츠버그대는 좀더 자세하게 섀튼 박사의 역할과 논문 통과에 기여한부분을 기술해 놓고 있다. 2003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줄기세포 국제회의에서 황우석 교수와 만난 섀튼 박사는 논문 교정을 해주고 리뷰가 진행되는 동안 사이언스 편집자들에게 2004년 논문통과를 위해 로비까지 해주었다고 피츠버그대는 적시하고 있다. 섀튼 박사가 2005년 논문과 마찬가지로 2004년 논문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섀튼 박사는 2005년 논문을 황 교수팀 대신 작성했다. ◇2005년 논문작성에 박종혁 연구원은 어떤 역할했나 피츠버그대는 특히 2005년 논문 작성과 관련해 피츠버그대에 있던 박종혁 연구원의 역할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서울대 보고서를 보면 2005년 논문 공저자들의 역할과 관련해 박종혁 연구원에대해 "기여없음"이라고 적고 있다. 이 때문에 박종혁 연구원은 2004년 논문에만 관여했지, 2005년 논문 조작과는거리가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피츠버그대는 "섀튼 박사는 서울의 황 교수 이외의 다른 인물들과는 어떠한 전화 통화를 하지 않았지만 과거 황 교수 연구실에서 정식으로 일했으며, 지금은 섀튼 박사 연구실에 있는 공동저자 박종혁과는 제한된 토론을 가졌다"고 명시하고 있다. 2005년 논문작성에 박종혁 연구원이 섀튼 박사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는 말이다. 나아가 피츠버그대는 "섀튼 박사와 박종혁 연구원은 한국에서 획득된 실험 결과물에 대한 출판준비와 번역, 분석에 있어서 그들에게 조언역할을 해준 매기 재단의개인적 후의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했다"고 보고서에 썼다. 박종혁 연구원이 2005년 논문출판 준비와 번역 등을 하는 과정에서 섀튼 박사를도왔다는 것이다. 이는 2005년 논문 준비와 출판과 관련해 박종혁 연구원이 사전에, 아니면 사후에라도 인지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하지만 박종혁 연구원은 서울대 조사에서 이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대 보고서에는 2005년 논문과 관련해 "황우석, 강성근, 섀튼 교수 이외의저자들은 논문 작성에서 발행에 이르기까지 작성 내용과 제출, 심사, 출판 등의 경위를 모르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다"고 돼 있다. ◇2005년 논문 초고는 언제 나왔나 2005년 논문 초고가 나온 시점과 관련해 서울대 조사와 피츠버그 조사결과가 서로 다르게 나와 주목된다. 피츠버그대 보고서는 "2005년 1월1일 섀튼 박사는 황 교수에게 e-메일로 2004년논문 형식을 기본으로 해서 어떤 내용이 2005년 논문에 들어가야 할지 상세한 리스트를 보냈다. 2주 후(1월14∼15일께)에 섀튼 박사는 황 교수와 인도에서 만나 논문의 첫번째 초고를 뽑았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서울대 보고서는 "1월15일 강성근 교수가 인도에서 섀튼 박사를 만나 논문의 작성에 필요한 내용에 관해 논의하고 이후 논문에 필요한 데이터를 전송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서울대 보고서는 이후 "논문 초고는 1월21일 섀튼 박사가 작성해 강성근 교수에게 보냈고, 이 초고에는 2,3,4,5번 4개의 세포주만 확립된 것으로 되어 있다"고 적고 있다. 서울대 조사보고서와 피츠버그대 보고서간에 논문 초고 작성 시점은 일주일 가량 차이가 나며, 섀튼 박사를 만난 사람도 강성근 교수가 아닌 황 교수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2005년 1월9일 동시다발적인 곰팡이 오염사고로 2, 3번 줄기세포를 포함해 황 교수팀에서 배양 중이라던 2∼7번 세포주는 항생제 치료 등 복구시도에 불구하고 모두 오염돼 1월15일 폐기되었다. 이런 상황에 비춰볼 때 만약 피츠버그대 보고서 대로 1월14∼15일경 논문 초고가 나왔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오염사고로 1월14∼15일께 3, 4번 세포주가 모두 폐기되었는데 논문 초고 작성시점에 어떻게 갑자기 수립되었는지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섀튼 박사가 이를 알고도 묵인했는지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섀튼 박사 징계에 대한 피츠버그대 조사위의 입장은 어떤 것일까 피츠버그대는 과연 섀튼 박사에게 면죄부를 주고 감싼 것일까. 이에 대해 국내 과학계에서는 미국적 상황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미리 정해놓은 규정에 의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죄목에 따라 처벌하지 않으면 도리어 소송을 당하고 심지어 피해보상까지 해줘야 하는, '소송 천국' 미국을 알지 못하고는 피츠버그대 조사위의 입장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피츠버그대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피츠버그대가 정해놓은 처벌 가능한 과학적 부정행위(research misconduct)는 ▲데이터나 결과를 만들어내는 행위(fabrication)▲변조하는 행위(falsification) ▲표절 등 3가지 뿐이다. 국내 한 과학자는 "섀튼 박사의 행위는 이 피츠버그대의 3가지 과학적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데 피츠버그대 조사위의 고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접 데이터를 조작하면 처벌할텐데 교신저자인 섀튼 박사는 황 교수팀이 보내주는 데이터를 편집하고 로비를 한 역할에 한정돼 있어 처벌하려고 해도 처벌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피츠버그대 조사위는 "우리는 섀튼 박사가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조작하지 않았고, 한국의 황 교수팀 연구실에서 일어났다고 보고되는 과학적 부정행위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결론내렸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피츠버그대 조사위는 섀튼 박사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감싸기나 봐주기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피츠버그대 조사위는 섀튼 박사가 첫번째 인터뷰에서는 상위저자라고 진술했다가 두번째 인터뷰에서는 상위저자가 아니라 단지 공동 교신저자 중 한명일 뿐이라고 부인한데 대해 "두번째 진술은 사실과 맞지 않으며 부정직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섀튼 박사가 말을 바꾼 것은 논문 조작 사태가 국제적으로 비화하자 황교수와 거리를 두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섀튼 박사의 기회주의적 행태를 비판했다. 피츠버그대 조사위는 섀튼 박사가 논문 원고의 초고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으면서도 과학자로서 충분한 감독을 하지 않았으며, 2005년 논문을 통해 권위와 평판을 얻으려고 했다고 쏘아붙였다. 게다가 섀튼 박사는 황 교수로부터 15개월간 4만 달러라는, 학계 관행으로 볼때 큰 돈을 받았으며, 20만 달러의 거금을 요청하는 등 경제적 이득까지 얻으려했다고 피츠버그대 조사위는 비판했다. 피츠버그대 조사위는 "이런 이익들은 논문 전체에 대한 책임, 논문의 공동저자로서의 책임 등과 함께 따라오는 것"이라며 "섀튼 박사는 2005년 논문에 대한 심각한 조작과 부정행위에 대해선 이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나아가 피츠버그대 조사위는 배아 연구를 못하도록 한 연방정부 규정이나 펜실베이니아주(州)의 정책이 섀튼 박사가 공동저자로서의 책임 회피에 대한 변명이 될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피츠버그대 조사위는 섀튼 박사가 논문 조작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이다. 피츠버그대 조사위는 하지만 섀튼 박사를 처벌하려고 해도 과학적 부정행위를규정한 3가지 항목에 들어가지 않자, 보다 넓은 의미의 '비행(非行.misbehavior)'이란 개념을 끌어들여 "이런 행위가 피츠버그대의 처벌정책에 의해 협소하게 규정된과학적 부정행위에 해당하진 않지만, 이것은 연구상 비행(research misbehavior)의예일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피츠버그대 조사위는 대학당국이 이러한 연구상 비행적발에 상응하는 교정조치(시정조치) 또는 징계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하고 나아가 대학당국이 과학 출판물의 선임저자(상위저자)나 교신저자의 책임에 관해 구체적 규정을 포함하도록 윤리규정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피츠버그대 조사위는 "선임저자나 교신저자의 책임은 과학 공동체내에서는 통상적인 절차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본 조사는 이러한 책임이 얼마나 쉽게 무시될 수 있는가 하는 점과, 이에 따라 슬프고 불행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보여 줬다"고 말하고 있다. 아무튼 앞으로 열릴 피츠버그대 징계위원회의 섀튼 박사에 대한 징계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대가 조사위 조사를 한 뒤 공식 징계 절차는 대학본부 징계위에서 따로 진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피츠버그대도 일단 조사위(Office of Research Integrity)조사를 한 뒤에 대학 당국에서 징계 절차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입력시간 : 2006/02/14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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