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故최종현 SK회장 10주년 추모식

최태원 회장 "행복 나누는 기업으로"<br>2003년 SK글로벌 사태 회상땐 잠시 목 메기도


“더 많은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는 기업으로 거듭 발전시켜나가겠습니다.”(최태원 SK그룹 회장) 지난 1998년 타계한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추모식이 26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전직 국무위원, 재계 원로, 학계ㆍ문화계ㆍ법조계ㆍ언론계 인사 및 SK 계열사 경영진, 유족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최태원 회장은 가족대표 인사말을 통해 “아버지께서 살아계신 듯한 10년 세월이 흘러서야 아버지가 어떤 분이신지 헤아려볼 수 있었다”면서 “그분은 가족과 회사 식구만을 위해 일하신 분이 아니라 나라를 생각하며 미래를 만들어가는 일을 하셨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최 회장은 선친에 대해 “기업가이자, 학자이자, 교육자”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분은 전문적인 학자는 아니었지만 늘 과학적인 엄밀함을 잃지 않고 모든 일의 원리를 찾는 분이었고 늘 후학들과 함께 토론하고 그들의 공부를 지원하며 교편을 잡지 않은 교육자의 역할을 해냈다”며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또 “화장 유언을 통해 장례문화 개선의 높은 뜻을 솔선수범하셨다”고 했다. 최 회장은 선친 작고 직후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찾아온 최대의 시련인 2003년 SK글로벌 사태를 떠올리며 잠시 목이 메이는 듯했다. 최 회장은 “아버지께서 남기신 일과 뜻을 더욱 빛나고 값지게 이어야 마땅하지만 그 사이 참으로 어렵고 고통스러운 시간도 겪어야 했다”면서 “그러나 아버지가 물려주신 최대의 유산인 지성과 패기, 하나가 된 SK의 전직원, 그리고 많은 분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손길승 전 SK 회장은 “무자원 산유국의 비전을 제시하고 정보기술(IT) 코리아의 꿈을 제시한 고 최 회장은 창의와 도전의 상징이었다”면서 “한편으로는 육개장의 고기를 건져 직원들에게 권하고 손수 바비큐를 구워 갈비 사이 살이 맛있다며 뜯어주던 따뜻한 아버지의 마음을 가진 분”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도 추도사를 통해 “고인은 30년 전부터 세계시장 진출을 주장했는데 지금은 그분 말씀이 상식이 됐다”면서 “인도네시아 유전개발에 실패해 막대한 손실을 입은 뒤 예멘에서 성공하는 모습, 사람 중심의 경영을 역설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회상했다. 박 명예회장은 “큰 사람은 마지막 모습도 아름다웠다”면서 “화장 유언은 한국 장례문화가 발전하는 큰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추모식에는 이수성 전 국무총리, 이승윤ㆍ나웅배 전 부총리, 김각중 전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상하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인들을 비롯해 고 최 회장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공부한 이지순 서울대 교수, 임혁백ㆍ염재호 고려대 교수 등 학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으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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