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형 헤지펀드 "기관 자금 유치 어렵네"


금융위, 모범규준 마련…23일까지 상품 등록 완료 13개 자산운용사가 헤지펀드 운용 인가를 획득하고 이달말 본격적인 운용에 들어간다. 하지만 초기자금(seeding) 마련에 나선 운용사들 대부분이 외부 기관 자금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등 최근 헤지펀드 운용 인가를 획득한 13개 운용사는 총 6,000억원의 초기자금 모집 계획을 밝혔다. 대부분의 운용사들은 자체 자금과 계열 금융기관의 고유자금, 프라임브로커 시딩을 통해 초기자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큰 규모의 초기자금 모집계획을 밝힌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이 같은 방법으로 각각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한 대형 운용사 헤지펀드 운용역은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최소 투자금을 5억원으로 정한 만큼 초기 시장에선 개인들의 자금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초기 시장은 기관 자금 위주로 운용이 될 텐데 자금 사정이 좋은 연기금들이 헤지펀드 투자를 꺼리고 있어 기대만큼 커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운용업계는 금융감독 당국이 연내 한국형 헤지펀드를 출범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정부가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이 적극적으로 시딩에 나설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연간 운용계획 수립을 모두 마친 연기금들이 갑작스러운 자금 집행에 나설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자 이 같은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연기금으로선 최소 1~2년간 트랙레코드를 쌓기 전까진 자금집행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새로운 투자수단이 생긴다는 차원에서 한국형 헤지펀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트랙레코드가 없어 선뜻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며 “앞으로 전통적인 투자자산과 상관관계가 낮고 꾸준한 운용성과를 내는 펀드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면 내년 이후 투자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한국형 헤지펀드 조기 안착을 위해 헤지펀드ㆍ프라임브로커 관련 모범규준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헤지펀드(전문사모펀드) 운용사는 자기자본의 50% 이내에서 헤지펀드 투자가 허용되며 동일 펀드에 10% 이상 투자할 수 없다. 또 프라임브로커(전담중개업자)가 헤지펀드에서 받은 담보를 활용해 신용공여를 하는 금액은 자기자본의 2배 이내로 제한된다. 금융위는 이번 모범규준을 오는 12일부터 시행하고 23일까지 헤지펀드 상품 등록을 완료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