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김연아 모델입니다."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일본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교수는 8일 한국과 일본의 기업을 비교하면서 이같이 말한 뒤 "일본 기업은 아사다 마오가 '트리플 악셀' 등 고난이도 기술 연마에 지나치게 집중한 것처럼 첨단기술 개발 등에만 몰입한 결과 뒤처지고 있는 반면 한국 기업은 김연아처럼 보편적인 글로벌 모델을 잘 확립해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한국 등 동아시아 경제발전을 전공한 일본의 대표적 한국경제 전문가로 국내 언론에도 기고 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후카가와 교수는 이날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조찬강연에 참석해 "일본은 아직도 '넘버 2(세계 2위 경제대국)' 증후군에 빠져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고 글로벌화 의지도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반면 한국은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위기와 같은 뼈아픈 경험을 겪은 덕분에 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됐고 새로운 전략으로 글로벌화 의지를 강화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일본은 경영자원을 지나치게 연구개발(R&D) 분야에 쏟아 부어 리스크가 높아지고 수익성이 낮아졌지만 한국은 마케팅과 영업 등에 집중해 신흥국에서 선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인적자원을 많이 확보했다"며 일본 기업들이 한국 모델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후카가와 교수는 "한국 기업들은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고 소비자 만족에 대한 대응도도 높다"며 "여기에는 한국 재벌기업들이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관료주의적 속성이 팽배해 있다"면서 "일본 특유의 '바라마키(나눠먹기)' 문화로 선택과 집중에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도요타 리콜 사태에 대해 그는 "미ㆍ일 관계 악화의 희생양"이라고 단정하며 "도요타 사태가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 등이 불거진 지난해 말부터 가속화한 게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