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환율안정 근본대책을(사설)

상승행진을 거듭하던 환율이 드디어 1달러당 1천원을 넘어섰다. 1달러=1천원 시대로 접어들었다.환율상승의 이유는 엔화 등 비달러화의 약세, 종금사의 외화난, 달러수요의 증가와 외화차입난에 가수요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본원인은 경제불안과 정책신뢰의 상실, 대외신인도 하락에 있다. 대기업 부도사태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는데도 정부의 대응책이 안이하고 일관성이 없어 증권 외환시장 불안으로 이어졌다.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면서 위기불안감이 확산, 달러유출이 가속되고 외화차입이 어려워 졌다. 달러부족은 환율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환율 상승을 촉발한 실책 실기에 따른 불안감 해소가 없는한 환율은 더오를 전망이어서 이른 시일안에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환율상승 효과는 양면성이 있다. 수출이 촉진되고 수입이 억제되어 무역수지가 개선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반면 물가를 자극하고 환차손을 급증시키는 부정적인 효과도 있다. 따라서 상승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환율을 안정시키는 일이 중요한 정책 과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적정환율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1천원 유지가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율급등의 기폭제가 된 경제불안 심리의 해소와 대외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환율이 자연스런 과정이나 정책 의지와는 상관없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불안감 해소와 대외신뢰 회복은 단기 대증처방으로 되지 않는다. 정부의 즉흥적 시장개입도 한계를 드러냈다. 대증처방은 몇억달러의 외화 수요억제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불안을 가중시켜 오히려 외국인 투자가를 쫓고 외화유입을 막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시장개입도 번번이 실패, 정책 불신을 심화시켰을 뿐이다. 달러 방어정책은 먼저 증시회복에서 찾는게 옳다. 증시가 안정을 찾고 회복되면 외국인 투자가들이 달러를 챙겨 빠져나가지 않고 또 돌아오게 마련이다.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금은 외환시장 안정에 큰 몫을 해왔다. 증시에서 기업자금조달이 쉬워지며 금융기관의 대출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금융기관의 부실 채권정리를 미룰 이유가 없다. 특히 외화자금난을 겪고 있는 종금사의 부실구조를 개선하는 노력을 가시화해야 할 때다. 신용평가가 거듭 하락하여 외화 차입이 어렵고 스프래드가 급등하는 이유가 바로 금융기관의 부실에 있다는 사실을 짚어봐야 한다. 이같은 과제는 다소 시일이 걸린다. 때문에 단기 수습책으로 국제통화기금(IMF)등 국제금융기관의 지원을 받을 필요가 있다. 국제금융기관의 기능이 통화안정에 있는 만큼 주저할 필요가 없다. 달러를 들여오지 않더라도 지원약속만으로 신뢰회복과 환율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 정치안정·환투기 억제·절약노력이 합쳐져야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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