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일본에서 온 편지

원희룡<국회의원·한나라당>

“일본은 전쟁 전부터 한국과 중국에 비인간적인 행위를 해왔습니다. 일본은 그런 사실을 항상 가슴에 간직하고 외교를 해야 한다고 꼭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역사를 근거로 해 겸허한 자세로 정치외교를 해나가길 바랍니다. 원희룡씨의 글을 일본의 정치가가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70세의 일본인 주부로부터 엽서를 한 장 받았다. 지난 4월16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침략의 상처를 덧내지 마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것에 대한 독자 의견이었다. 필자는 기고문에서 일본이 무엇보다 일본의 침략으로 인한 피해 당사자 상처의 아픔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1세기의 아시아를 함께 만들어나갈 귀중한 파트너로서 서로 존중하고 신뢰를 쌓아야 할 한국과 일본이 일본의 과거사를 부정하는 행동으로 인해 서로 갈등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전범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신사 참배, 주한 일본 대사의 다케시마 발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 과거 침략의 역사를 정당화하거나 책임을 왜곡시키는 내용의 후소사 역사교과서 문제 등 일본의 행동은 식민 지배를 받았던 한국의 쓰라린 상처를 다시 쑤시는 것임을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일본 내 일부 정치집단에 대해 일본 국민들이 나서서 준엄하게 꾸짖어줄 것을 촉구했다. 제1기 한일 역사공동연구위원회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5월31일에 최종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일본은 한일 양국이 공동의 역사인식을 갖는 것이 양국관계 정립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작업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좀더 적극적으로 역사공동위원회 활동에 임해야 한다. 역사인식의 문제는 일국의 내정의 문제나 민간 역사교과서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 국가들의 관계와 미래를 규정하는 동아시아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의 번영과 평화를 위한 파트너가 되기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그 노력의 출발은 상대의 상처와 아픔을 이해하는 것이고 그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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