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정말 세상이 무섭다

어린아이를 미끼로 돈을 뜯어내기 위해 대낮에 모녀를 납치, 어린아이는 빼앗고 생모는 청부 살해한 사건은 한마디로 충격이다. 인륜이 땅에 떨어져 있음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돈 앞에 청부살인을 서슴지 않는 심부름센터직원이나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살인 청탁자는 바로 우리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우리사회의 정체성은 무엇이며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우리사회에는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줄을 잇고 있다. 20여명의 살인행각을 벌인 ‘인면수심’의 유영철사건을 제쳐 놓더라도 학생의 답안지를 대신 작성한 교사,근로자가 근로자의 등을 친 기아노조취업장사, 훈련병에게 인분가혹행위를 한 중대장, 서울역의 문과 의자를 부수며 소동을 벌인 노숙자들의 모습은 우리나라가 과연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회의를 갖게 한다. 사회 곳곳이 뒤틀리고 인성이 실종됐다는 푸념이 절로 나온다. 살기가 각박해지고 사회 계층간의 갈등이 심화되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고 하지만 우리사회는 도를 넘어섰다. 여러 가치관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대화와 양보 보다는 너도나도 떼부터 쓴다. 나만의 행복을 중시하는 이기주의가 판을 쳐 도덕적 가치는 간 곳이 없다. 결과만을 중시하고 목적을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다 보니 인간성 중시와 생명의 존중함 등 함께 사는 사회의 아름다운 덕목은 점차 모습을 감추고 있다. 이 같은 ‘정신분열현상’은 교육이 무너진 데서 근본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학벌 및 출세위주의 사회풍조는 입시중심의 교육을 낳았다. 논리적 사고나 가치관 및 인성을 중시하는 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 때문에 법과 질서를 파괴하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 자연히 상대에 대한 배려나 생명이 존중될 리가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무서워서 못살겠다고 아우성을 칠 판이다. 더 이상 교육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 사회전체가 스스로를 뒤돌아보고 인성과 도덕, 올바른 가치관을 세우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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