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월 5일] 중앙은행 경제전망의 이해

최근 발표된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을 두고 여러 가지 논란이 일고 있어 전망 실무자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당초 예정일보다 전망 발표시점을 늦춘 점이 본의 아니게 혼란을 가중시킨 측면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사실과는 전혀 다른 추측이 제기된 배경에는 중앙은행의 경제전망에 대한 속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데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의 경제전망은 통화정책 결정을 위한 수단의 하나라는 점에서 민간 연구소 등 여타 기관의 전망과는 그 성격이 다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예측치의 ‘사후 정확성’이 모든 경제전망에서 중요하게 요구되는 보편적 속성임에는 틀림없지만 통화정책 결정을 위한 중앙은행의 경제전망 입장에서는 그에 못지않게 ‘전제여건 객관성’이 중요한 요건으로 작용한다. 경제전망의 예측치가 향후 예상되는 대내외 금융시장 및 거시정책 등의 전제 여건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반영할 때 이에 기초한 정책 결정도 오류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경제전망의 전제 여건 객관성과 사후 정확성을 담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한은에서는 실무 단계에서부터 최종 발표에 이르기까지 많은 인력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경제전망 작업에는 미시적 자료의 세밀한 모니터링과 거시경제모형 등을 이용한 각종 계량분석ㆍ기술적분석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고도의 경험적 판단 등의 과정이 종합적으로 요구된다. 그렇지만 경제전망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예측인 만큼 불가피하게 오차가 수반된다. 예측오차의 크기가 통화정책 결정의 타당성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감안해 한은에서도 선진국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부문별 모니터링 확충, 거시계량모형의 개선 등을 통해 경제전망의 예측오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무쪼록 한은의 경제전망에 대한 관련 논의가 통화정책 결정을 위한 수단이라는 이해를 바탕으로 보다 본질에 충실하면서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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