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BIZ 플러스 영남] "아나바다 운동 확산… 공장 쓰레기가 돈 돼요"

■ 울산 생태산업단지



울산 온산·미포국가산업단지에서 '아나바다' 운동이 조용히 새싹을 피우고 있다.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이 진행되면서 A공장의 쓰레기가 B공장의 원료나 에너지로 사용되면서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고' 있는 것이다. 아직 공단 내 수많은 기업 가운데 성과로 드러난 사례는 극히 일부지만 이제 막 물결이 일기 시작한 단계이다. 그러나 머지 않아 쓰나미로 둔갑해 산업단지를 송두리째 변화시킬 지 모른다. 생태산업단지 구축의 궁극적인 목표인 '자연생태계를 모방, 산업단지 내 부산물과 폐열을 다른 기업의 원료나 에너지로의 재자원화(기업간 물질교환 연계)를 통해 오염물 배출을 최소화하고, 자원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미래형 산업단지'가 실현되는 게 현실이 될 날이 머지 않은 것이다. 이미 그 성과는 국내에서 진행 중인 5곳의 생태산업단지 가운데 최고로 꼽히고 있다. 사업시작 이후 4년 연속 최우수 평가를 받았고 최근 열린 우수 사례 발표에서도 울산에서 전체의 절반격인 5개 사업이 성공사례로 소개됐다. 현재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ECO사업단에 의해 사업에 성공했거나 사업을 추진 중인 사례는 모두 17건. 전체 3단계로 나뉘어 2019년까지 진행될 사업 중 1단계 막바지에 와 있지만 그 성과는 적지 않다. 울산 생태산업단지의 성공 사례는 이미 세계에 소개되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미 포르투갈, 대만 등에서 발표된 바 있고 가깝게는 다음달 울산에서 개최 예정인'2009 녹색성장을 위한 생태산업단지 국제 컨퍼런스(World Green Growth Conference for EIP, 2009)'에서도 주요하게 소개, 향후 울산 생태산업단지가 세계적인 벤치마킹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도 남겨놓고 있다. A공장 쓰레기가 B공장 원료로 # 성공사례 울산 온산·미포국가산업단지에는 공장 쓰레기가 돈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 산업단지 규모에 비해 성과를 낸 기업 수는 미미한 실정이지만 A공장의 쓰레기가 B공장의 원료로 둔갑하면서 불과 사업 시작 3년 만에 연간 7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울산 ECO사업단 관계자는 "이는 앞서 생태산업단지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인 선진국이 30여 년 동안 낸 성과를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실제 폐기물 전문처리업체인 ㈜유성의 경우 산업폐기물 소각장에서 발생한 잉여 스팀을 인근 ㈜한국제지에 연료로 판매하고 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버려졌을 스팀이지만 지금은 연간 15억원을 벌어들이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유성만 이익을 보느냐. ㈜한국제지도 스팀을 받아 쓰면서 스팀 생산에 드는 B-C유 사용을 줄이면서 연간 15억~20억원의 에너지비용을 줄였다. 또 B-C유 사용이 줄면서 연간 감축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만4,810톤에 이르렀다. SK에너지㈜는 석유화학 생산 공정에서 발생한 폐수 내 독성물질을 제거한 뒤 모 자자체의 하수처리장 질소처리용 탄소원으로 공급했다. SK에너지㈜ 입장에서는 폐수 내 독성물질 때문에 사실상 자체 폐수처리장에서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 분야 전문 기업인 ㈜엔바이론소프트가 촉매기업으로 참여, 독성 제거 후 하수종말처리장의 메탄 대체제로 판매할 수 있게 된 것. 결과적으로 SK에너지㈜와 ㈜엔바이론소프트는 연간 9억원을, 모 지자체의 경우 연간 1억원에 이르는 고가의 메탄 구입비를 각각 절감하고 있다. 폐기물 소각열 팔아 年 39억 벌어 # 성공사례 울산시 생활폐기물 소각장에서 발생한 소각열은 인근 ㈜효성 용연2공장으로 공급되고 있다. 시는 어차피 버려질 법했던 소각열을 판매하면서 연간 39억원을 벌어들이고 ㈜효성은 에너지생산에 필요한 B-C유 사용을 줄이면서 연간 32억원을 줄이고 있다. 소각열 배출이 줄고 B-C유 사용이 줄면서 이산화탄소는 연간 4만4,468톤, Sox 200톤, Nox 93톤, 먼지는 21톤 각각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공장과 공장간 1대1 공생을 통한 이익 창출효과를 넘어서 여러 개의 기업이 공생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화학분야 업체인 코리아PTG, KP케미칼, 한솔EME, SKC가 그곳. 코리아PTG는 고압스팀(45㎏/㎤) 60톤을 생산할 수 있지만 실제 고압스팀 30톤과 중압스팀(18㎏/㎤) 10톤·저압스팀 20톤(5㎏/㎤)이 필요해 고압스팀을 중저압으로 바꿔 사용했다. 그러나 KP케미칼, 한솔EME, SKC와 네트워크를 형성, 사용하고 남은 고압스팀은 SKC에 공급하고 대신 중저압 스팀은 KP케미칼, 한솔EME에서 공급받기로 했다. 서로 가진 에너지를 가장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인데, 이를 통해 코리아PTG, KP케미칼, 한솔EME는 스팀판매로 연간 42억원을 벌어들이고 SKC는 스팀 발생을 위해 사용한 B-C유 사용을 줄이면서 연간 22억원을 줄였다. 결국 에너지 활용을 최적화시키면서 발생한 이윤 60억원을 4개 업체가 나눠 가지면서 이윤을 창출한 셈이다. 울산 ECO사업단 박흥석 단장은 "공장간 이해관계 문제로 1대1 공생도 쉽지 않지만 여러 개의 기업이 참여해 산업공생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아주 높이 평가할 만한 성과"라면서 "이는 앞으로 이 같은 사례를 확산시키는 데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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