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체질바뀐 증시…1,000P가 바닥?

적립식펀드등 안정성 높아져 한국증시 재평가<br>대형주·외국인 의존탈피 "이번엔 다르다" 기대


체질바뀐 증시…1,000P가 바닥? 적립식펀드등 안정성 높아져 한국증시 재평가대형주·외국인 의존탈피 "이번엔 다르다" 기대 한기석 기자 hanks@sed.co.kr "어…. 또 오르네." 주가가 꾸준히 올라 5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돌파하면서 투자자들은 놀랍다는 반응 일색이다.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은데 주가는 계속 저점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르다. 증시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일반투자자들은 증시를 떠나고 있지만 적립식 펀드를 비롯한 간접투자상품에 돈이 몰리면서 증시 안정성이 높아지는 등 한국증시가 '리레이팅(재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한 후 외국인이 줄기차게 주식을 팔아치웠는데도 종합주가지수는 기껏 100포인트 떨어진 911포인트에서 하락을 멈춘 것이 이를 반증한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변화로 이제 지수 1,000포인트가 고점이 아닌 저점(바닥)을 형성할 것이라는 때이른 기대도 형성되고 있다. ◇대형주ㆍIT주, 외국인 의존 탈피가 재평가 견인=미시적으로 볼 때 과거와 다르다는 재평가의 근거는 대략 ▦대형주 의존도 축소 ▦정보기술(IT)주 의존도 축소 ▦외국인 의존도 축소 등 세 가지다. 과거에는 이들이 시장을 주도했다. 특히 종목 수로는 얼마 되지 않는 대형주의 나 홀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나머지 수많은 주식에 투자한 일반투자자들은 소외됐고 이 같은 왜곡된 구조는 결국 지수를 반토막나게 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이와 달리 대형주는 거의 힘을 쓰지 못한 데 반해 제약ㆍ바이오ㆍ건설ㆍ증권 등 중소형주의 상승세가 폭발적이었다. IT주의 주가흐름도 대형주와 비슷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상승장에서 거의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주가는 1,000포인트를 훌쩍 뛰어넘었다. 외국인의 영향력도 대폭 약화됐다. 적립식 펀드에 돈이 매월 5,000억원 이상씩 유입되면서 기관화 장세를 불렀고 증시 안정성도 한층 높아졌다. 이로 인해 외국인이 사도 주가가 떨어지고 외국인이 팔아도 주가가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증시에 생겨났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한국증시를 왜곡시켜온 구조가 깨지고 증시 스스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주가가 제대로 평가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꾸준한 이익 증가세, 증시 안정성 높여=거시적으로 볼 때 이제 한국경제는 그동안의 고도성장과 구조조정의 단계를 거친 뒤 안정적인 저성장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내수경기나 해외수출 여건 등에 따라 이익기반이 튼튼했던 기업들도 갑자기 적자로 돌아서는 이른바 '이익의 변동성'이 크게 작용했지만 이제는 안정적으로 꾸준한 이익 증가세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구조조정을 거친 지난 80년대 이후 지금까지 장기 호황을 이어오고 있는 것처럼 한국도 앞으로는 갑작스러운 경제후퇴 없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종별로도 주가 재평가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재평가의 주체는 외국인이 아닌 국내투자자며 재평가 대상은 제약ㆍ음식료ㆍ보험 등 중소형주에 이어 유틸리티 등 대형주로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업종이 일시적인 이익 모멘텀 아닌 가업가치 자체에 대한 재평가를 받으면서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또 최근의 상승장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IT주를 비롯한 대형주가 재평가 바통을 이어받을 조짐을 보여 시장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이제는 1,000포인트가 바닥이다"=주가 재평가란 달리 얘기하면 주가 1,000포인트가 주가 곡선의 하단일 수 있다는 뜻이다. 재평가가 제대로만 이뤄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실제 수치상으로도 나온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한국증시의 올해 추정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7.8배에 불과하다. 나스닥이 29.2배, 일본이 32.5배, 영국이 13.1배 등이며 대만도 15.2배에 달한다. 추가상승을 짐작해볼 수 있는 근거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일시적으로 세자릿수대에 재진입할 수는 있겠지만 곧 회복해 네자릿수의 탄탄대로를 걷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입력시간 : 2005/07/1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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