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우즈 이대로 끝나나

9홀 치르며 6오버파 적어내고 경기 포기…복귀전 가운데 최악의 성적 꼽혀

1번홀(파4) 보기, 4번홀(파4) 트리플보기, 5번홀(파4) 보기, 9번홀(파5) 보기 주말 골퍼의 스코어 카드가 아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 전반에 기록한 점수다. 우즈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리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파72ㆍ7,512야드)에서 펼쳐진 대회 첫날 팬들에게 실망스러운 소식만 남기고 떠났다. 4번홀에서 볼을 두 번이나 워터해저드에 빠뜨리며 트리플보기를 범하더니 9번홀에서 그린 옆 어프로치를 어이없게 벙커로 보내며 보기를 적어냈다. 다리를 절뚝거리며 불편한 모습을 보이던 우즈는 9홀만 치른 뒤 무릎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중도에 포기했다.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이후 처음으로 대회에 나선 우즈는 자신의 프로골퍼 이력에서 가장 짧은 일정으로 대회를 끝마쳤다. 우즈는 지난달 마스터스 경기 도중 왼쪽 무릎과 아킬레스건을 다쳐 1개월 가량 대회에 나서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복귀전으로 삼으면서 그는 “부상은 경미하다”며 “우승이 정말 그립다”고 말해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하지만 불과 이틀도 되지 않아 그는 다시 무릎을 거머쥐며 예상 외로 빨리 필드를 떠났다. 그는 “걷기조차 힘들었다”며 “며칠 상태를 보고 진단을 받아봐야 정확한 상태를 알 것 같다”며 경기 포기의 이유를 설명했다. 우즈의 무릎 부상 정도에 대해선 본인과 주치의 외엔 알 길이 없으나 우즈의 ‘골프 황제 복귀’를 둘러싼 회의론은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히 커지게 됐다. 우즈는 그 동안 부상에서 돌아오면 더욱 강한 모습을 보여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었다. 지난 2002년 12월 왼쪽 무릎 주변의 양성 낭종 제거 수술을 받고 필드에 나서서는 뷰익 인비테이셔널 챔피언에 등극했고, 2008년 4월 왼쪽 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고 10주간의 재활을 거친 뒤엔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이날 최악의 복귀전을 치르면서 우즈는 평범한 PGA투어 선수 가운데 한 명이라는 시각이 확고해지는 분위기다. 우즈의 전 스윙 코치인 부치 하먼은 “우즈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 나온다고 했을 때 놀랐다. 올해 US오픈에 나온다고 하면 더 놀랄 것 같다”며 우즈의 시대가 끝났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선 닉 와트니(미국)가 8언더파 64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단독 선두로 나섰고 우즈의 절친한 동료이자 ‘멘토’인 마크 오메라(미국)가 54세의 나이를 잊고 공동 3위(6언더파)에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양용은(39ㆍKB금융그룹)은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3타를 줄여 공동 13위(3언더파)에 이름을 올렸고 최경주(41ㆍSK텔레콤)와 위창수(39ㆍ테일러메이드)는 함께 공동 25위(2언더파)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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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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