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 전략적 상상력 요구되는 중국진출

중국에서 '제 2의 삼성 건설' 특명을 받고 지난해 말 부임한 중국삼성 대표 강호문 부회장은 최근 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 사업 구상을 위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전략적 상상력이 필요한 때다. 이를 위해 중국의 정치ㆍ경제ㆍ문화ㆍ철학의 흐름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신 사업의 예로 하이브리드 자동차, LCD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로 쓰이는 '희토류 산업'을 들었다. 중국정부가 환경오염 방지와 고부가가치 산업화를 위해 무분별한 희토광산 개발을 금지하고 대대적인 시장 통폐합에 나서면서 희토류 가격은 중국 시장에서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일부 품목은 품절돼 돈이 있어도 못사는 상황이다. 도자기 산업에 쓰이는 산화세륨 가격은 지난 2009년 톤당 8,000위안에서 20만위안으로 25배가 뛰었다. 중요한 사실은 이 같은 희토류 가격 상승세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중국정부 정책으로 산업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구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데 있다. 대표적인 저임금ㆍ저부가 산업으로 인식됐던 희토류 산업이 고부가ㆍ유망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강 부회장은 희토류 산업을 언급하면서 '진출 가능하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중국정부가 희토류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면서 외자기업의 진출이 어려워진데다 희토류 정제ㆍ가공의 첨단 기술과 노하우가 있어야 제한적으로 시장 진입을 허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강 부회장은 발언은 희토산업 진출의 현실적 어려움과 함께 앞으로 중국시장에서 제 2, 제 3의 희토류 같은 산업을 인지하고 선점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개혁ㆍ개방 이후 30여년간 지속된 고속 성장으로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이미 단순한 외자(外資)가 아니라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위해 선진 기술과 노하우, 운용 시스템을 원하고 있다. 희토류는 중국이 산업 업그레이드를 위해 선진국에 도전장을 내민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중국은 지난 수십 년간 저임금을 기반으로 환경오염을 무릅쓰면서 희토원재료를 헐값에 수출해왔고 일본 등 선진국은 이들 원재료를 가공ㆍ역수출해 최고 수천 배의 이익을 누려왔다. 이 같은 국제 산업사슬의 고리를 끊겠다는 것이 중국정부의 정책이고 이 와중에서 국제 희토산업은 물론 중국 희토산업도 격변기를 맡고 있다. 영구자석업체, 도자기 생산업체 등 희토를 원료로 하는 산업은 공급선을 확보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중국을 수출 전진기지로서의 세계의 공장으로 여기던 시대는 지나갔다. 중국 정책의 흐름을 읽고 현재의 중국이 아닌 20년, 30년 뒤의 중국을 내다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강 부회장의 말대로 중국에서만이 할 수 있고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을 찾기 위해 '전략적 상상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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