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프리카 분쟁지역 광물' 외면 받는다

콩고·우간다 등 무장세력들 돈줄 활용따라<br>美, 금·주석·텅스텐·탄탈륨 사용 규제 나서<br>파나소닉 등 글로벌 제조업계도 공동 보조


콩고와 옛 수단 등 아프리카 분쟁지역에서 나오는 광물자원이 글로벌 제조업계에서 설 땅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미국이 내년부터 분쟁국가에서 산출되는 4개 '분쟁광물' 사용을 규제하기로 한 가운데 일본 대기업들도 미국의 방침에 발맞춰 해당 광물 사용을 자체 중단하는 등 글로벌 제조업계에서 분쟁광물을 외면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정부가 내년부터 제조업계의 '분쟁광물'사용을 규제함에 따라 일본의 파나소닉과 교세라 등 주요 제조업체들이 분쟁광물 사용을 중단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각 사업장에 이 같은 방침을 통보했다고 12일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지정한 분쟁광물은 콩고민주공화국을 비롯해 옛 수단, 우간다, 르완다, 브룬디, 중앙아프리카, 앙골라, 잠비아, 탄자니아 등 9개국에서 채굴되는 금과 주석, 텅스텐, 탄탈륨 등이다. 이들 광물은 전자제품과 전기, 자동차 및 부품업계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지만, 해당 분쟁지역에서는 민간인 살상 등 반인륜적 행위를 자행하는 무장세력들이 자원의 유통경로를 장악하며 자신들의 무기고를 채우는 돈줄로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무장세력은 또 자금 확보를 위해 열대우림 등을 난개발하고 있어 심각한 환경파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지난해 이들 9개 지역에서 산출되는 4개 광물을 '분쟁광물'로 지정하고, 내년부터 미국의 모든 상장 제조업체들이 분쟁광물 사용 여부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하고 의무적으로 정보를 공개토록 규정한 '미 금융규제개혁법 1502조'를 시행할 예정이다. 미국이 예고한 규제에 발맞춰 글로벌 제조업계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파나소닉과 교세라는 이미 콩고 등에서 나오는 4개 광물을 사용하지 않도록 각 사업장에 공지하고, 원재료 및 부품 구입처를 통해 금속원자재의 산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다국적 전자업체들이 사회적 책임 수행을 위해 조직한 전자업계행동규범(EICC)도 분쟁광물 관련 공동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EICC가 이달 안에 지침을 관련업계에 공개할 예정이며, 소니 등은 EICC의 방침에 따라 분쟁광물 사용을 자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도요타자동차 등도 미국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부품업체들과의 연계 시스템을 검토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 정부의 규제가 상장기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들 기업에 납품하는 전자부품업체에 모두 적용되는 것이어서 앞으로 중소기업을 포함해 무수한 기업들에 광물 원산지 확인이 요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대상 광물 가운데 집적회로 등에 주로 사용되는 주석의 경우 세계 6위 생산국인 콩고에서 연간 9,000톤이 생산되고 있으며 휴대폰과 TV, 카메라 렌즈 등에 주요 원료로 사용되는 탄탈륨은 콩고와 르완다가 각각 세계 3, 4위 생산국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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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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