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올핸 '태풍과의 싸움' 없나?

'어~ 올해는 태풍이 한번도 안 왔네' 매년 어김없이 3~4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 많은 인명ㆍ재산피해를 냈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한 개의 태풍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아 '무태풍'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기상청은 "앞으로 1~2개 정도의 태풍이 더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만 한반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태풍은 지난 1904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920년과 47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88년 이후 4번째 있는 희귀한 일"이라고 말했다. ◇무태풍 100년간 3번뿐=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지난 61년이후 태풍은 주로 7~10월 사이에 매년 약 26.7개 가 발생하고 이 가운데 평균 3.3개가 한반도에 직접 상륙한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태풍이 18개 발생해 숫자가 평년에 비해 적은데다 한반도 상공에 발달한 고기압에 막혀 매번 일본이나 중국ㆍ대만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박정규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올해는 태풍의 주 발생시기인 8월~9월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한반도를 둘러싸 태풍이 비켜갔다"면서 "이달 말 1~2개 정도의 태풍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만 객관적 여건상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경제적 득실은=태풍은 북태평양 서부에서 발생한 열대저기압 중에서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17m/s를 넘고 강한 폭풍우를 동반한 것을 말하는데 태풍이 닥치면 바로 인명ㆍ재산 그리고 농작물 피해로 이어진다. 지난 87년 7월 '셀마'는 이틀간 178여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5,000여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재산피해를 남겼다. 특히 쌀 생산량의 경우 태풍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지난 87년 당시 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11만여톤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태풍이 없었던 88년은 전년에 비해 60여만톤이나 늘어났으며 올해의 경우도 벼와 과일 모두 풍작을 이루었다. 하지만 태풍이 반드시 피해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여름철 강우량의 약 70%가량을 태풍이 가져다 주는 것을 볼 때 최근 농촌에서 겪고 있는 가을가뭄도 이와 무관하지 않고 특히 올해 유난히 기승을 부리며 70여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낸 적조현상도 무태풍의 영향이 크다. 장만 한국해양연구원 박사는 "태풍은 바닷물을 뒤집어 놓아 수온을 떨어뜨리고 적조생물들의 응집력을 흐트려 결과적으로 적조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전망=태풍은 주로 7~9월 중순까지 많이 발생하지만 간혹 10월 초순에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적이 있어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이미 가을로 접어들어 설상 태풍이 오더라도 세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기상청의 분석이다. 기상청은 "다음달 초순까지 가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이미 한반도에 대륙성 고기압이 발달한 상태여서 태풍이 상륙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영일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