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상태론 고작 한달남짓/기아호,얼마나 버틸까

◎불요불급 자산매각 여의치 않아 어려움/업계선 “기존업체와 모종합의 있을지도”위기의 기아호는 어디로 가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기아는 채권은행단이 4일 2개월간 부도유예를 해주기로 결정함에 따라 일단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됐다. 그렇다고 이것이 기아가 자체회생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기아는 부도유예 기간중 운용자금은 물론 오는 9월29일 이후 돌아오는 어음을 막아낼 여유자금까지 확보해야 하는 이중부담을 안게됐다. 특히 부도유예기간 중 협력업체 진성어음 조차 채권은행단이 할인해주지 않는 최악의 경우 기아의 주력사인 기아자동차는 물론 전 계열사의 생산라인이 정지되는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다. 여기서 기아가 정상가동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자구노력과 함께 현대와 대우 등 기존업체들의 지원이 절대적인 정상화 요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아는 현상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버티기는 어렵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한달 소요자금은 6천억원 정도. 현재 차량할인판매, 임직원들의 지원자금, 부동산 매각등으로 5천억원 가까운 자금을 마련해 놓고 있고 추가 매각이 진행, 일단 한달은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다음달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 따라서 기아는 일단 매물로 내놓은 부동산과 불요불급한 자산매각을 통해 이같은 단기자금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이같은 자구노력이 여의치 않다는 점. 부동산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광주 아시아자동차부지 등 주요 요지는 그럭저럭 팔리겠지만 기타부동산 매물은 불황이 겹쳐 난조를 보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저가특판을 통한 자동차판매도 현대 대우 등 기존업체의 이해가 필요하나 추가실시는 어려워 보인다. 여기서 업계관계자들은 기존업체들과 모종의 합의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기아가 김선홍회장의 퇴진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자금지원이 안돼 위기에 빠질 수 있는데도 불구, 퇴진불가 입장을 고수한 데서 이런 분석은 설득력을 더한다. 실제로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5일 긴급 회장단회의를 갖고 『기아문제는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국내자동차업계 전반의 문제』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런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기아는 외국자본의 유치등 쌍용식해법에도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아 임직원들의 자구노력은 보다 강도높게 추진될 것으로 보이며 이 노력 여하는 기아의 회생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아는 이제는 홀로 설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을 절감하게 됐으며 그 결과는 보다 강도높은 회사살리기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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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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