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MB "어느 부처도 개혁에 예외 없다"

국가재정전략회의서 사회전반 개혁플랜 제시<br>'스폰서 검사' 질타…국방 시스템 강화 주문도

"사회 구석구석에 개혁의 여지가 너무나 많습니다. 어느 부처도 개혁에 예외일 수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9일 '2010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검찰과 경찰, 국방 분야, 재정 및 노사문화 전반에 걸친 강도 높은 개혁플랜을 제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검찰 스폰서 문제에 대해 "세계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언급하며 강도 높은 검찰개혁을 주문했다. 또한 "이번 천안함 사태로 국방 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방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함과 동시에 이날 국방개혁을 주도할 청와대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를 출범시켰다. 이날 "어느 부처도 개혁에 예외 없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 국정개혁 드라이브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천안함 사태로 제동이 걸린 세종시 수정안 관철 등 대형 국정과제들에 다시 동력을 불어넣는 터닝포인트(전환점)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오랜만에 (정부 각 부처에) 죽비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스폰서 검사, 세계에 부끄러운 일"=이날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중앙공무원교육원 회의장. 회색 콤비에 노타이 차림으로 들어선 이 대통령은 "오늘 일요일 여러분들이 쉬는 요일에 주요한 회의를 하게 됐다. 다음부터는 토요일에 하도록 부탁하겠다"는 농담으로 말문을 열었고 참석한 국무위원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그런가 싶더니 이 대통령은 강한 어조로 정부 각 부처를 질타하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와 비슷한 것을 얘기하려면 모여서 회의할 필요가 없다. 세상이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한 "대한민국이 어떤 식으로 변해가는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질책에 웃음을 머금었던 회의장 분위기는 일순간 숙연해졌다고 배석했던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검사 스폰서 파문을 언급하며 검찰의 자성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물론 과거에는 비리가 더 많았으나 우리 국민들이 살기에 급급할 때는 그러려니 했지만 선진국에 들어서는 시점에서 이러는 것은 세계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성범죄를 잡는다는 경찰이 성폭행에 가담하는 일이 나오고 물론 예외이기는 하지만 국민이 믿어야 할 경찰을 믿지 못한다"며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번 천안함 사태가 국민안보를 강화하는 좋은 계기가 되듯이 검찰도 이번 일(스폰서 파문)이 큰 교훈이 돼 스스로 개혁할 좋은 기회를 맞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 시스템 강화해야"=또 이 대통령은 "국방부도 이번 천안함 사태로 국방 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방계획은 현실성에 맞는 방향으로 계획할 필요가 있다"고 국방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와 동시에 이 대통령은 이날 국방개혁을 주도할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의 진용을 완비했다. 아울러 이희원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대통령 안보특별보좌관(장관급)에 내정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4일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에서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국가 안보태세를 총체적으로 재점검하겠다고 공언한 지 불과 닷새 만이다. 국방부 산하 국방선진화추진위원장인 이상우 전 한림대 총장을 의장으로 하는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는 2~3개월가량 운영될 한시적 기구이나 위기관리 시스템 개편은 물론 조직ㆍ인사ㆍ병무ㆍ군수ㆍ방산 등 사실상 국가안보 전분야의 개혁과제를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는 특히 이 대통령이 전군 지휘관회의에서 지적한 특수전 등 비대칭 전력에 대한 대비, 군의 긴급대응 태세, 보고지휘 체계, 정보능력, 기강 등에 대한 쇄신방안 마련은 물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나 주적개념 부활 등 민감한 사안도 논의할 방침이라고 전해져 어떤 결론을 도출해낼지 주목된다.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회의에서는 ▦외부 위협 평가 및 우리 위기 안보태세 역할 검토 ▦국방개혁대책 수립 ▦정보역량 검토 및 대책 수립 ▦한미동맹 및 동북아 관계 점검 ▦국민 안보의식 제고 등이 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을 계기로 신설된 청와대 국가위기상황센터를 국가위기관리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김 수석은 "기존 위기상황센터의 경우 '위기상황 전파'가 주된 임무였다면 위기관리센터는 과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가 담당했던 위기 진단 및 기획 등 일부 기능을 추가로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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