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경기 연착륙 기대감 솔솔

지난달 수출 증가율 9.9% 당초 예상보다 2배 높아 위안화 가치도 최고치<br>산업생산 등 회복세 없어 18일 성장률 발표 주목


경기 하강 우려가 확산되던 중국의 9월 수출 증가율이 당초 예상보다 2배가량 높은 9.9%에 달하는 호조를 보이자 중국 경기의 연착륙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인 수출 부문 회생과 당국이 추진해온 대규모 재정 투자 확대책이 맞물리면서 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 모멘텀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의 수출은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외부 수요 부진으로 7월과 8월 각각 1.0%와 2.7% 증가율에 그치는 약세를 보였다. 중국은 내부적으로 올해 8% 성장을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10%의 무역 증가율 목표치를 세워놓았는데 9월 수출 지표가 모처럼 이에 근접한 것이다. 때마침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하듯 위안화 가치도 지난주 후반 일일 변동폭 상한선에 육박하는 초강세를 보이며 12일 1달러당 6.2672위안에 마감해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직 소비ㆍ산업생산 등 주요 경기 지표들의 회복 사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9월 수출이 반짝 호전됐다고 경기의 추세적 전환으로 판단하기는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9월 수출 호조 자체도 계절적 요인에 따른 착시 현상일 뿐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에 외부 수요 부문은 불확실하다는 해석이다.

HSBC은행의 취홍빈 이코노미스트는 "9월 수출 증가율이 호전된 것은 서방의 크리스마스 수요가 몰리는 시기인데다가 중국의 10월 초 국경절 장기 연휴를 앞두고 미리 수출 물량을 밀어냈던 특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수출 경기가 호조를 띨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지난주 중국 경제가 수출 부진 지속에다 국내 수요도 좀처럼 살아날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8.2%에서 7.7%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2ㆍ4분기 7.6%로 3년 연속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3ㆍ4분기에도 7.5%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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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이 같은 경기 하강 추세를 막기 위해 중앙정부가 9월에만 1조위안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승인하는 등 중앙 및 지방정부가 최근 몇 달 새 총 7조위안 규모의 재정 및 투자 부양책을 내놓았다. 여기다 시중은행의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환매조건부채권매매(RP)를 통해 시중에 각각 2,000억위안이 넘는 유동성을 방출하는 등 경기 진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당국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이같이 마중물을 붓고 있지만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등에서 아직 이렇다 할 회복지표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8월 산업생산은 8.9%로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중국 정부의 투자 및 소비 진작책이 9월부터 소비ㆍ산업생산 등 거시 지표에 반영되면서 경기가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발표되는 3ㆍ4분기 경제성장률과 9월 산업생산 등의 주요 지표가 어떻게 나타나느냐가 중국 경제의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3ㆍ4분기 성장률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반등에 성공할 경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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