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남건설/아파트값 거품제거 “미분양0”(불황탈출 이렇게 했다)

◎고급자재로 내부장식/납품대금도 현금결제/이윤적지만 완전입주80년대 한때 말뚝만 박아놓으면 아파트가 완전 분양되던 시절이 있었다. 이는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많았던 탓으로 주택업체들은 품질경쟁이나 가격경쟁을 하지 않아도 아파트를 파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 특히 가격경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2∼3년 전부터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품질경쟁과 함께 가격경쟁을 해야 할 때가 왔다. 지명도가 낮은 중소주택업체로서는 가격을 낮춰 이윤폭을 줄이는 것이 미분양으로 자금이 묶이는 것보다 훨씬 낫다. 아파트 가격에 거품을 빼야 할 때다. 이는 중소주택업체의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우남종합건설(대표 오균섭)은 지난 78년 설립돼 전북지역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시작했다. 연립, 다세대, 소규모 아파트를 주로 짓던 우남이 본격적으로 아파트 사업에 뛰어든 것은 93년말 전북 익산 부송동 우남콤비타운 1천75가구를 공급하면서부터다. 이 아파트가 들어선 부지는 재벌그룹 계열의 건설업체가 아파트를 지으려다 포기하고 우남에 매각한 땅이다. 이곳은 당시 익산지역의 주택보급률이 90%를 넘어 아파트 분양이 어려운 지역이었다. 이같은 여건에서 우남은 아파트 가격의 거품을 빼기로 했다.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낮췄다. 가구당 이윤폭은 줄어들더라도 완전분양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판단에서다. 1천75가구 가운데 3백15가구는 분양, 7백50가구는 임대로 공급했다. 39평형의 평당 분양가는 다른 업체보다 15만원이 싼 1백65만원으로 정했고 이 평형의 전용면적은 42평형 수준으로 넓혔다. 임대아파트 23평형의 임대보증금은 주변보다 1백만∼2백만원 저렴한 2천만원. 반면 내부는 분양아파트 못지않게 꾸몄다. 1백만원짜리 베란다 새시를 무료로 시공하고 싱크대 등 내부시설은 유명제품을 사용했다. 물론 이 아파트는 지역 소비자들로부터 크게 인기를 끌면서 임대, 분양 모두 1백%를 달성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전북 익산 영등동 우남샘물타운 1천5백가구를 공급했다. 모두 임대아파트지만 시설은 분양아파트 수준으로 시공했다. 23평형은 화단으로 사용되는 현관 앞 전실과 주방 사이에 라운드형 전망창을 설치했고 3BAY시스템(방 두칸과 거실이 모두 전면 발코니에 접해 있어 채광과 환기가 뛰어난 구조)을 적용했다. 에넥스싱크대와 바로크가구 등을 들여놓고 벽지와 타일 등 내부마감재는 분양아파트에 적용되는 고급제품을 사용했다. 그러나 임대보증금은 주변 임대아파트보다 오히려 3백만∼5백만원 저렴한 3천만원. 품질이 좋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공급 초기에 임대분양이 끝났다. 우남은 싼 값에 자재를 공급받기 위해 납품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등 협력업체에 좋은 결제방식을 택한다. 자재를 싸게 들여오는 것도 아파트 가격을 낮추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물론 무리없는 회사운영으로 재무구조가 탄탄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오균섭 사장은 『같은 품질을 싼 가격에 공급하면 마진폭이 줄어들더라도 소비자에게 회사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을 수 있고 분양률이 높아져 훨씬 이익이다』며 『아파트 가격에 거품을 빼야만 인지도가 낮은 중소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남은 이달말 경기도 화성군 동화리 수원대 주변과 화성군 송산리, 전북 익신시 영등지구 등에 모두 2천3백여가구를 공급한다. 모두 「고품질 저렴한 분양가」로 공급할 계획이다.<이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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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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