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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씨에허의 아주 특별한 행마

제7보(83∼100)<br>○시에허 8단 ●이세돌 9단 <제8회춘란배결승3번기제1국>



이세돌의 흑83. 이 수를 예측한 기사는 아무 없었다. "기보만 보고서는 이것이 이세돌의 바둑이라고 알아맞힐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겁니다. 정말 놀라운 인내심입니다."(김만수) 프로의 제일감은 참고도1의 흑1로 씌우는 것이다. 그것이면 백은 2에서 14까지 우하귀를 유린할 것이다. 흑도 상당히 두터워서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세돌은 이 코스면 덤을 내기가 어렵다고 본 것 같습니다."(김만수) 필자는 흑83을 보면서 이세돌이 너무 상대를 편하게 해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헤프게 두다니 오늘은 이세돌이 너무 수비적으로 두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이 수야말로 가장 강력한 공격수였다. 흑85, 87로 뛰어나오자 백이 상당히 답답해 보인다. 여기서 시에허는 8분을 연구하더니 실전보의 백88이라는 아주 특별한 행마를 보여주었다. "이게 뭐지? 이렇게 멀리 뛰어도 되는 건가? 당장 차단당하면 백이 곤란한 거 아닌가?"(필자) "그건 백의 주문에 빠지는 길이지요."(김만수) 참고도2의 흑1로 차단하는 것이 흑의 제일감이다. 그러나 그것은 백이 2로 뛰고 4로 붙이는 수가 제격이다. 이세돌은 차단을 서두르지 않고 일단 89로 뛰었다. 난해한 공중전이 벌어졌다. 쌍방이 도망치면서 역습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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