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토요 Watch] 품격 걷어낸 클래식 대중 곁으로

뮤지컬·미술작품 등과 결합… 관객 눈높이 맞춰 소통 시도


# "당신 정말 웃겨서 못 봐주겠군. 무대 위의 당신을 보니 나도 떠오르는 연주가 있네. 어디 한번 들어보겠나?"

무대 위에 있는 남자배우 A에게 갑자기 객석에 앉아 있던 관객 두 명이 이상한 제안을 한다. 순간 관객들의 눈동자는 무대 위에서 무대 아래로, 배우에서 관객으로 옮겨간다. 무대 위 피아노에 앉은 관객은 즉흥연주에 심취한다. 이들이 연주한 곡은 프랑스 작곡가 미요의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스카라무슈'. 실제로 이들은 관객이 아니라 배우다. 피아니스트 역할을 소화하는 배우로 피아니스트들이다.


클래식과 뮤지컬이 결합한다. 이름 하여 뮤클래쇼(Muclashow). '뮤지컬(Musical)' '클래식(Classic)''쇼(show)'의 합성어로 뮤지컬극과 클래식 음악을 융합해 소극장무대에서 보여주는 국내 클래식계의 획기적인 시도다. 지난 10~11월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공연했다.

# 무대 위에서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그 뒤편 대형 스크린에는 반고흐·르누아르·모네 등 위대한 화가들의 작품이 흘러간다. 더 이상 관객들은 클래식 공연장에서 연주를 귀로만 들으며 지루해하지 않아도 된다. 반고흐의 명작을 미술관에서 그저 팔짱만 끼고 감상할 필요도 없다. 그림이 있는 클래식 공연 바로 '아르츠 콘서트'다. '아르츠 콘서트'는 미술을 뜻하는 '아츠(Arts)'의 스페인 발음 '아르츠'와 음악공연을 뜻하는 '콘서트(Concert)'의 합성어다. 음악과 명화에 얽힌 예술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곁들이며 관객들과 눈높이를 맞춘다.


클래식이 기존의 점잖은 품격을 빼고 대중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요즘 관객들은 어려운 공연이라면 질색한다"며 "무대 위에서 미술작품과 클래식 음악이 한눈에 들어와 보기 편한 아르츠 콘서트를 관객들이 꾸준히 찾는 데는 이런 이유가 가장 크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뮤클래쇼를 제작한 공연예술극단TMD의 임혜진 대표는 "생소한 장르를 시도하는 '실험극'이었음에도 의외로 객석이 빨리 채워졌다"며 "대중과 소통하려는 독창적인 시도에 관객들이 좋은 평가를 해준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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