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4월 14일] 미래 녹색사회와 아름다운 규제

정보ㆍ바이오ㆍ나노ㆍ에너지 등 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산업 간에도 합종연횡의 융합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사업 간 영역과 벽을 나누는 규제나 국경선 규율은 철저하게 완화돼야 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업 기회, 선도적인 경쟁력이 배양돼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1인당 국민소득 4만~5만달러의 명실상부한 선진사회, 특히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녹색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동체로서 높은 수준의 규제(규율)가 마련되고 준수돼야 한다. 고소득 선진시민은 단순히 기능성ㆍ편리성ㆍ상업성ㆍ경제성으로만 판단하지 않으며 삶의 가치와 질을 더 우선시한다. 친환경ㆍ자연ㆍ공기ㆍ건강ㆍ품위ㆍ명예ㆍ아름다움ㆍ색깔ㆍ소리ㆍ모양ㆍ높이 등이 공동체적으로 어울리고 절제되며 조화롭게 공유되는 사회를 선호하며 이런 가치 실현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금전적 비용도 기꺼이 투자한다. 머서컨설팅사가 지난해 삶의 질이 높은 세계 5대 도시로 선정한 비엔나, 취리히, 제네바,밴쿠버, 오클랜드(뉴질랜드)를 보면 모두 호수ㆍ산ㆍ강ㆍ바다 등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넉넉한 공원 녹지를 보유해 도시인지 시골인지 모를 정도다. 전통과 현대, 예술과 기술이 상존하고 도시의 색깔과 건축양식과 높이ㆍ소리까지도 절제된 최고의 부자들이 모여드는 고급도시, 잘사는 도시들이다. 이 모든 것은 아름다운 자연과 전통 유산을 아름답게 가꾸고 아름답게 유지하는 규제 덕분이다. 가로등 하나를 놓는 데도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공동체적 규제로 스위스는 가장 가난한 산골짜기 나라에서 녹색패러다임의 대표적인 최고 부유한 나라가 됐다. 아름다운 규제는 고품격 사회를 통해 국가의 부를 가져오고 아름다운 LED 간판 등 녹색 신기술의 새로운 시장과 수요 창출의 원천이 된다. 정부에서 녹색인증제를 도입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의 일환이다. 요즘 우리나라 국민들도 비행기를 타고 가서라도 제주도 올레 길을 걷고 싶어한다. 최고 부자, 최고의 과학자, 기술자, 기업인, 지식인들이 찾아오고 싶어하는 미래의 선진 녹색사회를 위해서는 칸막이를 트는 규제완화와 함께 아름다운 우리 강산에 대한 아름답지 못한 개발을 자제하고 규제 수준을 높이도록 논의가 본격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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