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건설사 CP 시장, 잇단 법정관리 사태에 ‘꽁꽁’

건설사 기업어음(CP)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LIG건설에 이어 삼부토건ㆍ동양건설산업 등이 잇달아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CP의 신규발행도, 유통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17일 현재 예탁결제원에 예탁돼 있는 국내 건설사 CP 발행 잔액은 1조3,309억원으로, 건설사 법정관리 파문이 본격화한 지난 3월말(1조4,780억원) 이후 1,40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이달 들어 건설사의 CP 발행은 두산건설(200억원)과 롯데건설(500억원) 등 2군데 뿐으로, 그나마 12일짜리 초단기물이다. 지난해 월평균 건설사 CP 발행규모가 4,000억원 안팎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CP발행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CP는 상대적으로 고금리여서 그동안 거래가 잘됐지만 최근 건설사의 잇단 법정관리 신청으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투자자들도 외면하고 있다. CP는 담보가 없어 변제순위가 후순위이고 그만큼 발행사 부도시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줄어든다. 특히 이들 건설사들이 법정관리 직전에 CP를 대량 발행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설사 전반으로 ‘불신’의 불똥이 뛴 것이다. 증권사 한 채권운용 담당자는 “삼부토건 등의 법정관리 신청의 영향으로 CP의 위험이 부각되면서 투자자가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며 “누구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건설사 CP에 대한 우려가 전체 CP시장으로 전염되는 분위기는 아니다. 건설사를 제외한 일반 제조업체의 CP는 여전히 잘 소화가 되면서 현재 전체 CP 잔액은 82조7,360억원으로, 지난달 말 보다 9,776억원이 늘어났다. 과거 카드사태때 카드사의 CP를 대거 편입해 대량 환매사태를 초래했던 머니마켓펀드(MMF)도 별다른 영향은 없는 상태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전체 CP 가운데 건설사 CP가 차지하는 비중은 2% 남짓에 불과해 시장 전반에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부동산 경기 향방에 따라 리스크 확산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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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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