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500유로면 잔여수명 알 수 있을까?

영국서 연말께 텔로미어 검사법 상용화될 듯


이르면 올 연말부터 500유로(약 75만원) 정도만 내면 잔여 수명을 알 수 있는 DNA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상업용 텔로미어(telomeres) 검사법을 개발한 스페인 국립암연구센터의 마리아 블라스코 박사가 1년 안에 영국의 한 회사와 계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 부분에 있는 핵단백질로 하나의 염색체에 4개가 존재한다.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그 길이가 조금씩 짧아지며 일정 길이 이하가 되면 세포분열이 멈춰 세포가 죽게 된다. 따라서 텔로미어의 길이를 측정하면 그 사람의 생물학적 나이를 알 수 있다. 블라스코 박사는 “이 검사는 텔로미어 길이의 매우 작은 차이를 인지, 생물학적 나이를 알 수 있다. 또 텔로미어가 매우 짧아져서 위험한 상태에 있는 게 확인되면 (세포 노화를 지연시키기 위해) 생활습관을 바꿔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블라스코 박사는 2009년 텔로미어 연구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3명의 연구자 중 한 명인 캐럴 그리더 하버드의대 교수의 연구실에서 연구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500유로 정도면 혈액을 이용한 DNA 검사로 텔로미어의 길이를 측정해 사람의 노화 속도와 잔여 수명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텔로미어 검사가 심혈관질환에서부터 알츠하이머ㆍ암 등 노화와 관련된 질병을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5~10년 안에 널리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의 과학 수준으로는 수명이 몇 개월 또는 몇 년 남았는지 정확히 계산할 수 없다고 말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이들은 텔로미어 검사가 상업화되면 검증되지 않은 노화방지 치료법이나 사이비 불로장생약이 사람들을 유혹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생명보험 회사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약관에 텔로미어 검사항목을 넣어 고객에게 요구할 수도 있다. 이런 윤리적 문제를 어떻게 통제할지도 논란거리여서 텔로미어 검사가 의과학계의 ‘판도라의 상자’라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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