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진땀 승부 끝에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액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700만달러)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최경주(34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는 스튜어트 싱크(미국)에 일격을 당해 2회전 진출이 좌절됐다.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라코스타리조트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64강전) 경기. 사상 첫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우즈는 상위 랭커의 결장으로 행운의 출전권을 얻은 세계랭킹 67위의 존 롤린스(미국)를 맞아 시종 고전한 끝에 1홀차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번홀(파4)부터 보기를 범해 뒤지기 시작한 우즈는 3번홀(파5)에서 이글을 낚아 만회했으나 11번홀(파5)을 보기로 내준 뒤 12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은 롤린스에 2홀 차까지 리드를 허용하기도 했다.
상대의 13번홀(파4) 보기로 1타차로 간격을 좁힌 뒤에도 추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우즈는 마지막 2개 홀에서 비로소 승부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단 한번도 상대에 앞서본 적이 없었던 우즈는 17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핀에 50㎝에 바짝 붙여 버디를 잡으며 균형을 이뤄낸 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긴장한 롤린스가 세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는 등 5타만에 그린에 올리는 사이 침착하게 6㎙짜리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역전극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세계랭킹 22위로 2년 연속 출전한 최경주는 48위의 싱크에게 2홀을 남기고 4홀차로 패해 첫판에서 탈락했다. 초반 3개 홀을 내준 최경주는 중반 2개 홀을 잇따라 따내며 추격전을 펼쳤지만 14∼16번홀을 거푸 잃어 무릎을 꿇었다.
한편 우즈 이외의 톱 랭커들도 대부분 32강에 안착, 치열한 우승 다툼을 예고했다. 비제이 싱(피지)은 가타야마 신고(일본)를 5&3(3홀 남기고 5홀 앞섬)로 따돌렸고 마이크 위어(캐나다)도 리치 빔(미국)을 3&2로 물리쳤다. 데이비스 러브 3세(미국)와 필 미켈슨(미국)도 각각 브리니 베어드와 리 웨스트우드를 눌러 이겼다. 세계랭킹 7위 레티프 구센(남아공)이 `톱10`중 유일하게 탈락해 `이변의 희생양`이 됐으며 지난 2000년 대회 우승자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는 대회 역대 최다홀 승부(26홀) 기록보다 1홀 적은 25홀 혈전 끝에 가까스로 살아 남았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