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중화권 IT 업체들 무서운 성장세

대만 HTC·中ZTE 등 모방품 이미지 벗고 시장 점유 높여가


중화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글로벌 IT업계의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들)'로 변신하고 있다. 모방품이나 만들어낸다는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확보해나가는 추세다. 물론 아직까지는 기술이나 트렌드 측면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공격적인 투자와 전략으로 기존 IT 거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중화권 IT 업체의 대표주자는 대만의 HTC다. HTC는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서 전체 휴대전화 시장이 아닌 스마트폰 시장만 놓고 봤을 때 전세계 4위 업체다. 아시아에서는 삼성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달에는 전체 휴대전화 시장 1위인 노키아의 시가총액을 추월해 노키아에 굴욕을 안겨주기도 했다. HTC는 디자이어ㆍ넥서스원 등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을 제조하며, 우리나라에서는 기기별로 최대 5만대 가량 판매하는 데 그쳤지만 IT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호평을 얻고 있다. HTC는 원래 노트북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과감하게 노트북 부문을 접고 휴대전화에 집중키로 한 후 지난 2008년 구글과 손을 잡았다. 이 같은 결단은 3년 만에 정확한 판단으로 결론이 났다. HTC는 아직 애플이나 구글처럼 시장의 흐름을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시장의 변화에는 기민하게 반응한다. HTC는 1년 내로 근거리무선결제(NFC)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NFC는 스마트폰으로 신용카드 결제ㆍ출입 관리 등을 가능케 해 주목 받고 있는 기술이다. 이밖에 지난 2월에는 첫 태블릿PC '플라이어(Flyer)'를 선보이며 태블릿PC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ZTE나 화웨이(華爲) 같은 중국 본토 기업들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두 기업은 통신 장비 업체지만 일반 휴대전화에 이어 스마트폰까지 내놓으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 ZTE와 화웨이는 각각 980만대, 700만대의 휴대전화를 팔았다. 분기당 판매량이 수천만대인 삼성이나 LG전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시장점유율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 화웨이는 조만간 매출 1,000억 달러를, ZTE는 스마트기기 시장 5위권 진입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이밖에 중국 이동통신사도 해외로 뻗어나가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가입자 수가 6억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이 대표적이다. 차이나모바일은 최근 미얀마ㆍ파키스탄 등 개발도상국 이동통신 시장에 부쩍 눈독을 들이고 있다. 파키스탄의 경우 이미 현지 자회사를 통해 가입자 1,000만명을 끌어모으는 등 어느 정도 입지를 굳혔다. 이는 파키스탄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0%다. 파키스탄 인구가 1억7,000만여명인 만큼 아직 성장할 여지가 크다는 전망이다. 왕젠저우(王建宙) 차이나모바일 회장은 이 기세를 다른 시장으로 그대로 옮겨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파키스탄처럼 인구는 많지만 아직 이동통신 시장 규모가 작은 개발도상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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