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제가 만든 제품 성능 발휘할 때 짜릿"

한국타이어 레이싱 타이어 개발팀 홍일점 정은선씨


주말이면 모터스포츠가 열리는 레이싱경기장을 돌아다니고 평소에는 코끝이 매캐한 고무 냄새를 맡으며 레이싱타이어 개발에 열중하는 여성이 있다. 한국타이어 레이싱타이어 개발팀의 홍일점인 정은선씨다.


지난 8일 한국타이어가 독점 타이어 공급업체로 참여하고 있는 '이탈리아 슈퍼스타즈' 대회 현장에서 만난 정씨는 "제가 만든 타이어가 경기장에서 자동차에 장착돼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것을 보면 재미있고 짜릿한 기분마저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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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대학에서 고분자공학, 그중에서도 고무를 전공했다. 대학원에서도 카본나노튜브에 관련된 논문을 쓰면서 일찌감치 고무와 관련된 타이어회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저는 고무에 보강하는 충전재인 콤파운드를 개발하는 재료 파트에 있어요. 재료를 토대로 레이싱타이어 제품을 개발하고 어떤 성능을 발휘하는지를 점검하죠." 전공분야에서 일자리를 찾기도 했지만 그는 어려서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다.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의 품질담당이었던 아버지 덕에 남들보다 차를 접할 기회가 많았고 결국 타이어회사와 인연을 맺게 됐다.

한국타이어에 레이싱타이어 개발팀이 생긴 것은 2007년이다. 팀장을 포함해 총 10명에 불과한 팀에 그는 홍일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입사 이후 국내에서는 매달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 한국 DDGT 등의 대회를 찾아다닌다. 정씨는 "주말에 쉬지 못하고 친구들도 만나기 어려워 힘든 점도 있지만 업무에 만족한다"며 웃어 보였다.

이탈리아 슈퍼스타즈 대회는 그의 다섯번째 해외출장이다. 이미 독일 투어링카마스터즈(DTM), 독일 VLN시리즈, 일본 슈퍼GT, 인터콘티넨털랠리챌린지(IRC) 현장을 누볐다. 그는 "여성으로서 힘든 점은 아직 없다"고 당차게 말했다. 그러면서 "모터스포츠 자체가 남성적인데 타이어는 데이터싸움을 해야 한다"며 "온도ㆍ공기압 등을 체크하고 데이터를 분석할 때 여자가 남자들보다 꼼꼼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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