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새해 한국경제 10大 이슈] 'MB 햇살'이 신용경색 그늘 덮을까

바젤Ⅱ·4단계 방카슈랑스 시행 '금융권 빅뱅' 예고<br>경기부양-부동산값 안정 '두토끼 잡기' 가능할지 관심


2008년 한국 경제는 글로벌 신용경색 등 ‘리스크’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증폭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 사태의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대외적인 여건은 최근 수년 새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세계 경제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평균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못 미쳤던 우리 경제에 대외환경의 변화는 더더욱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 7%대의 야심찬 경제성장 목표를 설정한 새 정부에 거는 국민적 기대는 그 어느 해보다 크다. 과연 새 정부가 기업의 투자심리 개선 등을 통해 저성장 흐름의 고리를 깰 수 있을지 나라 안팎의 다양한 위협을 극복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무자(戊子)년 한해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주요 이슈들을 간추려본다. ①‘새 정부’ 효과 ‘최고경영자(CEO) 대통령’이 제시할 기업환경 개선책들은 올해 재계와 산업계 전반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기업들이 투자의 걸림돌로 제기해온 수도권정비계획법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 금산분리 원칙 등 핵심 규제에 대해 재계는 새 정부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우호적 대안들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분배 중심의 경제정책이 성장 우선으로 선회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간 참여정부가 성장과 분배 사이에서 우물쭈물하면서, 그리고 실효성이 없음에도 명분에 얽매여 재계의 기대를 저버렸던 만큼 새 정부가 재계의 불만과 민원을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빠르게 해소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②글로벌 신용경색의 그늘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부실화되면서 지난해 세계 금융시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주요 투자은행들의 투자손실과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한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전세계 주식시장이 폭락을 거듭했다. 해가 바뀌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그늘은 여전히 세계 경제에 드리워져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부실 여파가 올해에도 한두 차례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며 글로벌 신용경색을 부추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대형 투자은행들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등 이미 전세계는 긴장하고 있다. ③한국판 서브프라임 가능성 글로벌 신용경색 수준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주택경기 부진 장기화에 따른 서브프라임 부실 발생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은 상대적으로 PF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에 우선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시중은행에까지 파장이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저축은행의 PF 대출 연체액은 1조6,000억원 규모로 전년에 비해 3.5배 늘어났다. 또 주택담보대출금리의 상승은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가계의 부실채권이 증가하면서 금융시장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④금융권 빅뱅 오나 1월부터 은행의 자본적정성을 평가하는 국제적 기준인 신BIS제도(바젤2)가 적용돼 은행에 내재해 있는 각종 리스크를 보다 정밀하게 평가ㆍ관리하게 된다. 은행 건전성을 높이려는 취지의 바젤2는 그러나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축소 등 경제 전반에 역기능과 후유증을 파급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함께 4단계 방카슈랑스가 시행돼 새해부터는 은행에서도 자동차보험과 각종 보장성 보험을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높아진 소비자 편익만큼 국내 생보업계는 거센 생존 경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⑤물가ㆍ금리ㆍ유가ㆍ원화가치 고공행진 ‘고유가ㆍ고금리ㆍ고원화가치ㆍ고물가’의 이른바 4고(高) 문제도 새해 우리 경제를 거세게 압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4고의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져 국내 기업들이 채산성 하락, 자금 조달비용 상승, 수출 부진, 소비심리 냉각 등의 경영 여건 악화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고가 시장구조적 원인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미 서브프라임 부실 문제 등에 있다는 점은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⑥부동산 딜레마 ‘안정’과 ‘경기부양’이라는 상호 갈등적 정책목표 사이에서 새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새 정부가 기존의 부동산시장정책 기조를 선회해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주택시장 부양, 국토 개발 등의 정책을 펼칠 경우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과잉 유동성이 다시 폭발, 시장 내 버블을 확대시키는 딜레마를 낳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무리한 부동산시장 투기 억제정책도 지양돼야 하지만 애써 잠재운 부동산 투기 수요를 자극하지 않는 정부의 노련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⑦화두가 된 온실가스 감축 지난해 말 세계는 온실가스 감축을 내용으로 하는 ‘발리 로드맵’을 극적으로 타결시켰다. 과거에는 선진국 중 39개국만이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가졌지만 이번 로드맵 채택으로 모든 선진국과 개도국은 오는 2009년까지는 협상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게 된다. 탄소 경제의 주도권을 놓고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세계 각국의 치열한 샅바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그간 ‘지켜보자(wait&see)’전략을 고수해왔던 정부의 태도 변화도 주목된다. ⑧신(新)남북경협 시대 올해는 건국 및 남북 분단 60주년이 되는 해이자 지난 1988년 7ㆍ7선언으로 시작된 남북경협이 20주년을 맞는 해이다. 이 같은 상징성이 참여정부 말기 물꼬를 튼 본격적인 경협 움직임에 한층 탄력을 주는 ‘신남북경협시대’가 움트고 있다. 개성공단 2단계 사업과 해주특구 개발, 조선협력단지 건설 등 대형 사업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북한이 한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활용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새 정부가 남북관계에서도 ‘실용’을 강조하는 입장이어서 오히려 남북경협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⑨신수종사업 확산 올해 재계 최대 현안은 단연 새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신수종사업’ 발굴ㆍ투자다. 주요 기업들이 대체에너지 개발, 친환경사업, 금융업 등에서 신사업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대체에너지ㆍ바이오에서, 현대차는 금융 등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곧 국내 인수합병(M&A)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ㆍ소니의 전략적 제휴 사례처럼 대규모 투자와 장시간이 소요되는 신수종 확보를 위해 우선적으로 현재 경쟁력을 갖춘 성장 주도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도 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⑩한미FTA 비준 지난해 말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현 정부의 임기 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하자고 합의했다. 지난해 4월 타결된 한미 FTA는 우리에게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대책 없는 세계화로 인해 농업 등의 산업과 노동자들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아왔다. 따라서 국회 비준을 시도할 경우 또 한번 우리 사회는 찬반 양론의 극한 대립 상태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에서도 유력 대권 주자인 힐러리 로댐 클린턴이 자동차산업 등을 보호하기 위해 한미 FTA에 반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양국 의회가 과연 올해 중 FTA 비준안을 통과시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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