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STX조선 정상화안 막판 진통

채권단 이견 커 지원계획 마련 내주로 연기

STX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 마련 작업이 채권단 간 이견으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채권단은 STX조선을 살려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지만 구체적인 자금지원과 출자전환 방식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초 이번주에 확정하려던 STX조선 경영정상화 계획안은 다음주로 미뤄졌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8일 열린 채권단 실무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주 말께 채권단에 STX조선 경영정상화 계획안을 돌리려던 계획을 다음주로 미뤘다. 지난 회의에서 산은이 공개한 STX 조선의 자금지원과 출자전환 방식에 대해 채권단 간 이견이 생각보다 컸기 때문이다.


산은이 마련하고 있는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1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실사 뒤 제시한 경영정상화안이 대부분 포함됐다. 신규자금 지원의 경우 이미 지원한 8,500억원을 제외하고 올해 추가로 6,500억원을 포함, 2017년까지 총 2조1,544억원을 투입한다.

㈜STX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30.60%는 100대1로 무상감자하고 자기주식(1.4%)은 전략 무상소각한다. 채권단의 출자전환 규모는 당초 1,000억원에서 6,993억원으로 늘어났다. 실사 결과 STX조선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출자전환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채권은행 반발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가뜩이나 실사 결과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난 신규자금 지원 규모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데 출자전환 금액마저 크게 늘자 쌓였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채권은행 입장에서는 우선순위인 대출채권을 후순위인 주식으로 바꾸면 손실이 늘어나기 때문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출자전환 규모로 1,000억원을 예상했는데 산은이 갑자기 7,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제시했다"면서 "회사의 정상화 과정을 봐가면서 단계적으로 출자전환해도 되는데 산은이 채권단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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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가로 지원하는 신규자금 6,500억원을 놓고도 채권단 간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한번 지원할 때 넉넉하게 자금을 공급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 시중 은행은 회사 정상화 과정을 보면서 타이트하게 집행하자고 맞서고 있다. 기존에 STX조선에 8,5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당초 산은이 약속했던 것과 달리 지원 규모가 계속 늘어난 것에 대해 여전히 불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 사이에서 산은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 예전처럼 산은 말만 믿고 지원했다 지원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면서 "처음부터 자금 지원을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다음주 중 2차 실무회의를 열어 STX조선 경영정상화 계획안에 대한 의견 조율에 다시 나선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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