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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중국 큰 손 모셔라" 미국 부동산 중개업체 유치전 치열

현지 업체와 제휴·협력 강화… 일년에 수차례씩 투자설명회<br>中 정부 부동산 규제 심화에 부유층들도 해외로 눈 돌려…<br>뉴욕 고급 주택 등 대거 매입


미국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갈수록 구매력이 커지는 중국 부자를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중국 현지 업체와 제휴를 체결하거나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치열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미국 중개업체 입장에서는 중국의 큰손들이 사업의 활력을 제공해 주는 신천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차이나 데일리 등 중국 현지 언론들은 최근 중국 부자들이 부동산 규제가 심한 중국 시장을 피해 미 뉴욕 맨해튼 등지의 수백 만 달러짜리 고급 아파트를 잇달아 매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매업체 소더비가 운영하는 부동산 중개업체 인터내셔널 리얼티는 일년에 수 차례씩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부유층을 상대로 맨해튼 등지의 고급 상가 및 주택 지역에 대한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설명회는 미국계 시티은행은 물론이고 중국 사업 네트워크가 방대한 HSBC 등과 연계해 사전에 은행의 부자 고객들 명단을 넘겨 받아 초청장을 보내는 형식으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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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 리얼티는 최근 홍콩에 거주하는 한 중국인 여성이 맨해튼에 신축중인 초호화 아파트인 'One57'의 650만달러(72억원)짜리 한 채를 매입하는 것을 중개했다. 거래를 담당한 케빈 브라운 마케팅 담당자는"이 여성 고객은 투자 수익률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의 두 살짜리 딸이 장래에 콜롬비아 대학에 다닐 것에 대비해 맨해튼의 아파트를 구입하고 싶다고 했다"고 밝혔다. 초고층 거주용 빌딩인 One57은 90층 규모로 맨해튼 중심가에 지어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매입은 안정적이면서 높은 투자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투자 수익률을 떠나 재산을 관리하는 장기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버블을 막기 위해 대도시를 중심으로 개인이 3주택 이상 매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중국 내 부동산 규제가 심한 것도 부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뉴욕의 굴지의 부동산 중개업체인 코코란그룹의 파멜라 레브만 사장은 "조만간 맨해튼의 고급 주택단지 신규 매입량의 10%가 중국인들로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레브만 사장은"몇 년 전만 해도 중국의 건당 매입액은 100만~200만달러였지만 이제는 400만달러가 넘는 초고가 주택 매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중국 부자들은 직접 미국 현장 실사도 거치지 않고 미국 부동산 중개업체의 소개만 으로 초고가의 집을 선뜻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부동산 업계에 종사하는 니키 필드는 "중국 비즈니스는 이른바 ??시(關係)가 중요하다"며 "처음에는 접근이 어렸지만 수년이 걸리더라도 한번 ??시를 형성해 놓으면 잠재 고객이 추가로 연결되며 성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란그룹의 경우 2년 전부터 중국 현지업체와 제휴해 중국 부자를 공략하는 한편 중국 부자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현지의 개인 부동산 에이전트들과 긴밀한 업무 협조를 취하고 있다.

미국의 전국부동산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의 미국 주택 부동산 매입 비율 중 중국인의 비중은 지난 2007년 5%였으나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1년에는 9%에 달해, 캐나다인들에 이어 두 번째 큰손이 됐다.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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