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 일류 상품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1등을 하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한때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 속도를 과시한 적이 있었다. 또 태권도ㆍ여자양궁 등 일부 스포츠 분야에서 부동의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고령화 사회 진입속도, 이혼율 증가속도 등에서 1위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면에서는 `거꾸로 세계 1등`이라는 수치스러운 기록을 아직도 깨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갖고 있는 세계 1등 상품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메모리반도체ㆍ브라운관ㆍ전자레인지ㆍ범용상선 등 굵직굵직한 품목에서부터 자수정, 손톱깎이 세트 등 중소기업형 품목까지 약 70개에 달한다. 물론 이 품목들은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이다. 그리고 세계 5위권 내의 일류상품이 모두 154개, 앞으로 3~5년 내에 5위권에 진입할 수 있는 것만도 199개로 소위 세계일류 상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353개이다. 물론 세계 1등 상품의 수는 미국이 우리의 14배, 일본은 거의 5배에 달하지만 우리도 이 정도면 희망이 있다. 요즘 그나마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것은 수출이며, 수출의 기둥이 되고 제값을 받는 것도 이런 일류상품들이다. 또 일류상품들은 국가 전체의 이미지와 브랜드를 높여주고 다른 품목들까지 격이 올라가는 데 기여한다. 일류상품의 가치는 기업의 가치를 올려주고, 이는 주가에 반영되며, 또 이런 기업들이 많이 나올수록 국가 전체의 브랜드 가치도 올라간다. 프랑스ㆍ이탈리아의 패션명품, 독일의 기계와 자동차, 스웨덴ㆍ핀란드의 통신기기 등 국가 전체의 브랜드 가치를 바꿔놓은 사례는 많다. 이들 국가가 이런 이미지를 확고히 할 수 있었던 것은 명품 브랜드의 가치를 위한 프랑스 콜베르위원회와 같은 몇십년 동안의 국가 주도의 치밀한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우리의 한 휴대폰 브랜드가 세계시장에서 벤츠 자동차에 비길 정도로 명품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도 가능성은 있다. 이제 막 나오기 시작한 세계일류 상품에 대해 기술개발, 상품화, 해외마케팅, 디자인 개발 등에 특단의 국가적 지원과 국민적 애정을 쏟아부어야 하겠다. <조환익 <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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