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시장 '빈사상태'
매매,전세가 하락세
장기침체상태를 겪고 있던 수도권 주택시장이 신도시개발 발표에 이어 현대ㆍ동아사태가 터지면서 빈사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ㆍ전세가는 일제히 하락세로 반전됐고, 시세보다 3,000만~4,000만원 정도 싼 급매물이 하나 둘씩 늘고 있다. 비교적 탄탄한 시세를 보였던 분당만 하더라도 아파트가격이 10월 한달동안 0.24% 내렸다.
각 건설업체에는 자금사정 및 공사 진척도를 묻는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고, 아파트 당첨계약을 해지하겠다며 계약금ㆍ중도금을 돌려달라는 민원도 늘고있다.
◇전세ㆍ매매가격 일제 내림세=신도시 후보지 발표 이후 움츠러든 주택시장이 현대ㆍ동아사태 등 경제위기감이 커지면서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5개 신도시를 비롯 수도권(서울 제외)의 매매가가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서울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매매가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신도시 아파트 매매가는 10월 한달간 -0.24%의 변동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들어 매매가 하락폭은 더욱 커져, 중대형 평형의 경우 3,000만~4,000만원, 중소형 평형도 500만~1,000만원 정도 매매가가 하락한 상태다.
약보합세를 유지했던 수도권 아파트 값도 최근 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서울 아파트 값도 표면적으로 플러스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지역에서 매매가가 하락했다.
영등포구의 경우 1주일전에 비해 매매가가 0.45% 떨어졌고, 강남(-0.34%)ㆍ강동(-0.14%)ㆍ마포(-0.53%)ㆍ동작(-0.53%)등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전세가도 서울 등 수도권 전역에서 일제히 하락세를 보여, 산본의 경우 1주일 전에 비해 -0.47%의 변동률을 보였다.
◇급매물 본격 출현=싼값에 팔아 달라는 급매물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또 시세보다 최소한 3,000만~4,000만원 가량 낮아야 급매물이라는 명함을 달 정도이다. 분당ㆍ서울 강남 등 인기지역에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분당 두리공인 김종석씨는 “빨리만 팔아 달라는 급매물이 하나 둘 늘고 있다”며 “반면 매매수요는 문의전화마저 뚝 끊긴 상태이다”고 설명한다. 강남 도곡동 부동산넷 김연호씨도 “며칠 전만 해도 하루에 7~8건 정도 집을 사겠다는 문의 전화가 걸려왔지만 현대ㆍ동아건설 사태 이후 문의전화가 끊긴 상태다”고 말했다.
◇`내 아파트는 안전한가'불안심리 팽배=현대ㆍ동아사태 이후 아파트 분양자들사이에 아파트가 제대로 지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있다. 부도가 난 동아건설을 비롯 각 건설업체에는 아파트 공정 진척도와 업체의 자금사정 등을 묻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100대 건설업체중에서 37개사가 법정관리, 화의, 워크아웃 등 정상적인 경영이어려운 상태로 오는 3일 발표될 퇴출기업 명단에 건설업체가 다수 포함되면 아파트 분양자들의 혼란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시중금리보다 2배정도 높은 선납할인률을 염두에 두고 들어오던 선납금도 최근엔 아얘 들어오지 않는다 ”며 “퇴출업체 명단이 빨리 발표되고 난 후에라야 수요자들의 불안심리가 그나마 다소 진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
입력시간 2000/11/0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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