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빚내서 CB상환기업 속출 "조심"

부채비율감소등 재무건전성 효과 줄어

최근 만기 전 사채(CB)를 취득하는 기업 가운데 차입금이나 차환 발행으로 빚을 갚는 경우가 많아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만기가 도래하기 전 사채를 상환한 11개사 가운데 호스텍글로벌ㆍ우주통신ㆍ케이디이컴ㆍ파이컴 등 4개사는 차입금이나 차환 발행으로 원금과 이자를 갚았다. 이 가운데 우주통신 외 3개사는 지난 2001년 기술신용보증기금이 발행한 프라이머리 CBO의 상환을 앞두고, 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자금을 마련했다. 이 달에 총 51억원을 상환한 호스텍글로벌은 기보의 보증을 통한 은행 차입금이 30억원에 달했다. 통상 은행 대출 금리가 CB발행금리보다 높은 만큼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는 크지 않다. 특히 회사측이 강조한 물량 부담 경감도 전환가가 현 시세의 7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애초부터 주식 전환 가능성은 희박했다는 지적이다. 회사측 관계자는 “은행의 대출 금리가 CB 발행금리보다 높지만, 기보 보증으로 일반 대출금리보다는 1%포인트 가량 낮다”며 “특히 차환 발행하게 되면 기존에 묶여있던 전환가의 재조정이 불가피해 물량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통신의 경우는 지난해 발행한 해외 CB에 대한 풋옵션 요구에 따른 조기 상환 압력에 직면, 86억원 규모를 차환 발행했다. 이번 CB는 오는 7월 16일부터 주식 전환이 가능하고, 발행 1년 뒤부터 조기 상환할 수 있어 사채 취득의 순기능은 미봉에 그칠 전망이다. 한 증권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만기 전에 사채를 취득하면 부채비율 감소 등 재무 건전성 효과와 함께 물량 부담을 덜게 된다”며 “하지만 차환 발행이나 차입금을 통한 것은 상환압력에 떠밀린 ‘언발에 오줌 누기’식의 처방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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