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업체들이 세계 해운경기 불황에 따른 주문 급감과 갈수록 높아지는 인건비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인해 정상 영업이 불가능한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자금기반이 취약한 중소업체들이 잇달아 도산하거나 대형 업체로 통폐합되면서 중국 조선업계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과잉 투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 조선업계가 경기 불황과 중국 당국의 통화긴축 조치로 자금난에 처하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 진입기에 들어서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유밍 머린 트랜스포트 해운사를 운영하는 대만인 선주인 옹추키아트는 "중국의 과잉 선박 건조 용량이 갈수록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며 "중소 업체들은 주문 급감, 원자재 및 인력 비용 상승, 자금난이라는 사면초가에 둘러싸여 도산하거나 대형사에 통폐합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조선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조선 신규 주문량은 전년 동기대비 29.2% 감소한 2,358만 중량톤에 그치고 있다. 상당수 조선소들은 올 들어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상황이 나빠지자 중국 조선업계에서는 당국이 조선업 경쟁력 강화와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해 대형업체들을 중심으로 업계 통폐합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양대 국영 조선기업인 중국선박공업집단(中國船舶工業集團)과 중선중공집단(中船重工集團), 그리고 대형 민영업체인 중국용성중공집단(中國熔盛重工集團) 등 현재 중국 조선 건조 용량의 50~60%를 차지하는 5개 기업 위주로 조선업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3년에 시작된 조선업 호황기를 맞아 2015년까지 세계 최대 조선국가가 된다는 목표 아래 신규 조선업체의 설립을 적극 유도, 지원해 왔다. 하지만 각 지방정부가 고용 창출과 투자 유발 효과가 큰 조선업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업계가 심각한 공급 과잉상태에 빠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지난 수년 간 중소업체들이 난립하면서 현재 중국에는 원양 상선을 제조할 수 있는 조선소만 3,0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조선 건조 용량은 이미 지난해 6,560만톤으로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