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임금체불사회, 탈출구는 없나] 경영난 악화 건설업계 체임 가장 심각

영세업체간 먹이 사슬로 얽히고 30~50일 유보임금 악습 이어져<br>정부, 내년 임금보호 강화案 시행… 노무비 他용도 못쓰게 별도 관리

최근 개그맨 심형래씨가 운영하는 영구아트무비 직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해 노동청에 제소하면서 체임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지만 사실 체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건설 업계다. 일용직 근로자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데다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중소 건설사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청ㆍ하청업체들이 선급금을 받고도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건설현장에서 이른바 '쓰메끼리'로 불리는 유보임금이 체임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장에서는 건설노동자들이 통상 30~50일 정도 급여를 밀려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유보임금이 밀리고 밀리면서 체임이 된다는 이야기다. 결국 타 업계에 비해 영세 사업체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악습으로 발전된 관행이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점 등에서 건설 업계의 체임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만해도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가 "공공건설 현장의 체임이 심각하다"며 체불 해소와 함께 유보임금 근절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집회를 여는 등 전국 곳곳의 건설현장이 체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6월 회견에서 건설노조는 "건설사들이 선급금을 미리 받아 공사를 하고 건설기계 노동자에게는 길게는 6개월 뒤에나 임금을 지급하는 늑장 지급과 어음으로 대신하는 유보임금, 고의적인 부도에 따른 임금체불은 건설 현장의 관행처럼 이어져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공공공사 현장보다 민간공사 현장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달 26일 내년부터 건설현장 노동자들에게 줄 노무비를 원래 용도 이외에는 쓸 수 없도록 별도로 관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건설노동자 임금보호 강화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노무비 지급 확인제와 전용통장 도입 등이 핵심이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건설노동자 임금체불을 막기 위해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꾼 것"이라며 "공공부문에서 먼저 시행한 뒤 민간부문으로 전면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8월 현재 건설업의 체임근로자 수와 체임금액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3.7%와 16.4%다. 이는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건설업 취업자 수 비중(7.3%)에 비해 2배가량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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