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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향기] <27> '남경 건설론' 제기한 김위제


지정학적 이유로 서울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이론적인 정리를 시도한 사람이 나타났다. 1096년 고려 위위승동정(衛尉丞同正) 벼슬에 있던 김위제의 '남경 건설론'이 그것이다. 위위승동정은 지금의 대통령 경호실과 유사한 조직인 위위시(衛尉寺)의 종6품 벼슬 '승(丞)'의 명예직(同正)을 말한다. 그는 당시 국왕인 숙종에게 도선의 지리도참설을 근거로 들면서 개경(개성)ㆍ서경(평양) 수준의 '남경'건설을 제안했다. 주장의 논거는 '저울론'이다. 개경을 저울대(秤幹), 서경은 저울접시(極器)로 하면 남경은 저울추(錘)가 된다고 봤다. "삼각산(북한산) 남쪽과 목멱산(남산) 북쪽의 편편한 땅에 도성을 건립해 수시로 순행하고 머물도록 하자." 숙종은 그의 건의를 받아들여 1101년 궁궐 공사에 착수, 1104년 5월 완성했다. 김위제는 고려시대 술수가(術數家)로 알려졌을 뿐 생몰연대는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통일신라 말 사람인 도선의 지리도참설을 배우고 그 해석에 뛰어나 고려 귀족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사진은 김위제의 '남경 건설론'이 실려 있는 고려사 열전 '김위제전(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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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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