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증시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달아올랐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아베노믹스'를 등에 업고 50% 넘게 폭등했다.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주요국가의 증시도 15% 안팎으로 오르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반면 브라질·중국 등 신흥국 증시는 마이너스를 나타내며 대조를 보였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해외 선진국 주식형펀드 가운데 일본 펀드의 1년 평균수익률은 43.56%를 기록했다. 미국 펀드(34.26%)와 유럽 펀드(20.09%)도 20% 이상의 수익률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을 만족시켰다.
개별펀드 가운데는 '우리일본 스몰캡증권투자신탁 1[주식]클래스 C1'의 1년 수익률이 56.91%를 기록하며 수익률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또 'KB스타재팬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A'(54.38%), '미래에셋재팬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주식-파생형)종류A'(52.01%) 등도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미국 펀드 가운데는 'AB미국그로스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종류형I'가 39.67%로 가장 높은 수익을 나타냈고, 유럽 펀드 중에서는 '템플턴유로피언증권자투자신탁(E)(주식)'이 25.82%를 기록하며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유럽·미국·일본 등 선진국펀드의 '대박 행진'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일본펀드는 현재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워 상승률이 무뎌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펀드는 일본펀드보다 매력이 크지만 유럽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을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은 올해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다. 유로존은 지난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저금리 정책과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유럽통계청(Eurostat)에 따르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2년 2·4분기 -0.2%를 기록한 이후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다가 지난해 2분기 0.3%를 기록하며 플러스로 바뀌었다. 이은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유럽경제의 회복 전환추세는 시작에 불과했다"며 "올해부터 실물 수요가 확대돼 기업들의 생산물량이 증가하는 등 경기회복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희 외환선물 연구원 역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지난해 11월 '마이너스 금리도 채택할 기술적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할 정도로 유럽이 경기부양에 적극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며 "ECB는 또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유동성공급정책(LTRO)을 추가로 실시할 가능성도 있어 유로존의 경기회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도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증시의 상승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 정부폐쇄 여파로 일시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1분기부터 회복세가 뚜렷할 것"이라며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0.9%포인트 증가한 2.7% 가량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현 동양증권 연구원 역시 "과거 미국 증시가 한해 20% 이상 급등했을 때 사례를 살펴보면 이듬해 미국 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증시의 성과도 평균보다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에 소비와 설비투자 회복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일본 증시도 상승세를 보이되 지난해만큼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다 4월 소비세율 증가로 내수경기가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윤진 외환선물 연구원은 "올해 일본 경제는 지난해보다 팽창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며 "일본은 지난 2012년 기준 국가채무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240%에 육박하는 등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높은 상황인데 '아베노믹스'로 인해 재정적자 부담이 더 커져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 연구원은 또 "4월부터 소비세율이 기존 5%에서 8%로 인상되는 데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나이키 등에 투자 … '컨슈머펀드' 아시나요
'미래에셋글로벌' 작년 수익률 38% 달해
해외 선진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유망한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펀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해 소비 성장이 예상되면서 해외 유명기업과 명품브랜드에 투자하는 컨슈머펀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 펀드는 마스터카드(4.81%), 구글(4.77%), 비자(4.19%), 나이키(4.03%) 등 이름만 언급해도 알 만한 글로벌 기업에 투자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는 지난해 38.56%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만 2,7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해외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이 몰리기도 했다.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는 올해 글로벌 경기회복이 예상되는 데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영향으로 수익률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호세 모랄레스 미래에셋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혁신적 기술이나 품질을 보유한 기업들 위주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전세계 우량 기업을 발굴해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우리글로벌럭셔리(Global luxury)'와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 '한국투자럭셔리'등 명품 브랜드에 투자하는 펀드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글로벌럭셔리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은 22.47%를 기록했고,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펀드는 17.79%를 나타냈다. 또 한국투자럭셔리 펀드의 지난해 수익률도 10.55%로 양호했다. 이들 펀드는 루이비통(LVMH), 크리스찬 디오르, 스와치 등 명품 브랜드에 투자한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명품 수요도 살아날 것으로 보여 수익률 상승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