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 설치된 ‘몰래 카메라’를 이용해 소비자들의 구매패턴과 특징 등을 분석하는 마케팅활동이 미국에서 성행하고 있다.
흔히 ‘비디오 마이닝(Video Mining)’으로 불리는 이 같은 마케팅 조사기법은 디지털 비디오 카메라가 보급되면서 날로 확산되고 있다. 예전에는 매장 방문객을 상대로 한 면접조사로만 구할 수 있었던 데이터를 이제는 디지털 카메라로 실시간으로 수집한 후 컴퓨터를 이용해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몰래 카메라를 이용한 마케팅 조사분야의 선두주자인 쇼퍼트랙은 세계적인 청바지 생산 업체인 갭(Gap) 등 130개 소매업체와 380개 쇼핑몰에 4만개의 카메라를 설치해 두고 고객들의 구매패턴 등 각종 데이터를 추출한다.
카메라에 연결된 메인 컴퓨터는 촬영된 화면을 분석해 매장 방문객 가운데 어린이나 구경만 하는 사람들을 제외한 ‘진짜 고객’을 가려내 계량화된 정보를 만들고 분석한다.
슈퍼트랙은 이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소매업체들에 매장 방문객수, 예상 매출액 등을 산출해 준다. 또 이런 자료를 토대로 전체 소매업계의 매출동향 등을 파악해 경제전문기관 및 금융회사, 소매업체 등에 판매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라지브 샤르마 교수도 비디오를 이용한 마케팅 조사회사를 설립해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 매장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촬영된 고객들을 인종, 성별, 연령별로 분류해 특정 제품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한다.
또 칸 리서치그룹은 신용카드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의뢰를 받아 캘리포니아 지역의 슈퍼마켓에 비디오를 설치해 상품권을 별도로 진열하는 것과 다른 경쟁상품과 함께 진열하는 것 중 어느쪽이 더 효율적인 지를 연구하고 있다.
이처럼 상당수 쇼핑몰이나 소매업체 매장에서 몰카를 통한 정보수집이 일반화되고 있지만 정작 고객들은 자신이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어 사생활을 침해할 뿐 아니라 수집된 정보가 다른 목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