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앤화 가치 절상을 고리로 한 ‘차이나 쇼크’와 계속되는 유가 고공행진, 미국발(發) 파고, 그리고 북핵 문제까지…. 4월 들어 불거지는 대외변수들이 1년 전 한국경제를 둘러싸던 환경들과 흡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수환경이 연초 반짝 경기를 보인 끝에 제대로 회복되지 못해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 데 이어 대외환경마저 되풀이되는 ‘4월 악재’에 직면하고 있다. ◇재연된 ‘4각 파고’=지난해 4월28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성장세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며 긴축정책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차이나 쇼크는 곧바로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주식시장을 강타했다.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2.93% 급락했고 외국인은 하루 7,700억원을 순매도하며 ‘셀 코리아(Sell Korea)’를 연출했다. 다우존스지수도 3월 말 1만357포인트에서 4월 말 1만225포인트로 132포인트나 빠졌다. 원ㆍ달러 환율은 3월 말 달러당 1,166원에서 4월 말 1,150원으로 16원이나 급락했다. 1년여 후 세계 금융시장에는 또 다시 차이나 쇼크가 발생했다. 위앤화 가치 절상을 시사하는 중국 당국의 발언들이 나오면서 환율이 7년5개월 만에 1,000원 아래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중국경제 상황도 1ㆍ4분기 9.5%의 성장률을 기록, 경기과열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중국정부가 강력한 긴축정책을 조만간 사용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유가도 비슷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두바이유는 지난해 3월 말 배럴당 31.51달러에서 4월 말 33.21달러로 상승하며 전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유가는 올해에도 3월 45.9달러에서 이달 25일 48.26달러까지 오르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앙등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논란을 지폈는데 올해에도 세계경제 둔화 속에서 이에 대한 우려가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미국경제로부터 파생되는 영향도 지난해와 비슷하다. 1년 전 미국경제는 소프트패치(상승기조 속 일시후퇴) 논쟁에 빠졌는데 세계경제 전체에 일고 있는 논쟁 가운데 핵심이 소프트패치다. ◇대내지표는 지난해와 차이=지난해 4월 수출은 전달에 이어 30% 중반의 높은 성장률을 구가했다. 내수를 구성하는 소비와 투자가 각각 0.3%, 1.5%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갈수록 고꾸라지는 내수 증가율에 대외환경마저 어두워지면서 지난해 4월 경기전망의 테마는 ‘더블딥(일시상승 후 재하강)’이었다. 1년 후 내수와 수출 지표는 지난해와 다소 다른 양상이다. 소비는 올 1월 마이너스 2.9%에서 2월에는 마이너스 1.6%로 미세하나마 상승했다. 반면 수출은 같은 기간 18.1%에서 6.7%의 증가율로 뚝 떨어졌다. 내수와 수출의 방향성이 지난해와 반대인 모습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경기전망은 지난해와 비슷하다. 연초 강한 회복기미를 보이다가 후퇴했던 지난해의 모습이 올해에도 재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내ㆍ외수 복합불황’이 우려된다는 지적과 함께 더블딥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더블딥 가능성은 없다”는 정부의 낙관적 발언까지 지난해와 흡사하다. 지난해에도 선거가 4월에 있었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정부의 낙관론이 지난해와 닮은 선거용”이라고 밝혔다. 선거가 끝난 6월 이후 한국경제는 더블딥을 맞이했고 정부는 낙관론에 휩싸여 부양정책의 타이밍을 놓쳤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