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해외 채권형 펀드엔 돈 몰리네

신흥시장 고금리+통화 강세 기대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가운데서도 해외 채권형펀드로는 꾸준히 돈이 몰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주식에 대한 투자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신흥국을 중심으로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좋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0일까지 해외 채권형펀드에는 5,357억원이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ㆍ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각각 8조6,218억원, 5조6,146억원이 순유출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내 채권형펀드로 1조1,623억원이 순유입돼 해외채권형의 2배 수준이지만, 전체 순자산규모에서 국내채권형펀드가 해외채권형보다 7배 이상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외채권형으로 자금이 더 쏠린 셈이다.

펀드별로는 ‘AB글로벌고수익증권펀드(채권-재간접형)C’에 올 들어 1,942억원이 들어와 가장 큰 순유입규모를 자랑했고 ‘피델리티이머징마켓증권펀드(채권-재간접형)C’와 ‘템플턴글로벌증권펀드(채권)E’에 각각 625억원, 393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 5월 새롭게 출시된 ‘피델리티이머징마켓채권펀드’는 3개월여 만에 전체 설정액(클래스별 통합) 1,0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돈이 몰려들었다. 운용사측에 따르면 8월 들어 이 펀드의 순유입액은 무려 700억원에 달했다. 이 펀드는 인도네시아ㆍ브라질ㆍ러시아 등 20여 개의 이머징(신흥)국가 채권에 분산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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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해외채권형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주식자산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채권의 투자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해외채권 중에서도 신흥시장 채권은 높은 금리를 바탕으로 연간기준 10%대의 성과를 내고 있어 국내채권 대비 수익률이 좋다는 점도 자금을 끌어들인 원인으로 분석됐다. 또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브라질 등 신흥 시장의 통화 강세로 이어져 채권 투자 시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시중 자금을 빨아들인 원동력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전체 해외채권형펀드의 올 누적 수익률은 8.98%로 국내주식형펀드(5.21%), 국내채권형펀드(4.84%), 해외주식형펀드(-1.58%)를 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외채권형펀드들이 국내채권보다는 높은 수익을 거두면서도 주식형펀드에 비해 안정성을 갖춘 만큼 투자할 만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허준혁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채권운용팀장은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펀드’의 경우 이머징국가 및 선진국 우량채권에 분산투자해 증시변화의 영향을 덜 받는다”며 “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안정적 투자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우리나라 금리가 낮은 가운데 경기둔화 우려로 증시가 불안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이머징 채권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며 “이머징 시장의 높은 성장성, 연간 7~9%의 해외채권펀드 기대수익률을 고려할 때 투자해볼 만 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펀드에 투자 시 비과세 혜택이 종료된 점, 해당 국가의 경기상황 및 환율 변동에 따라 위험요소(리스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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