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3월 조정장에서 든든한 지지선 역할을 했던 코스피지수 1,300선이 지난달 이후에는 증시가 반등을 시도할 때마다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11일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300선을 넘기 위해서는 이 부근에 위치한 매물대를 극복해야하며 2.4분기 실적시즌을 계기로 하반기 실적개선에 대한 믿음이 확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1,300선 도전 번번히 좌절 = 전날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 덕분에 1,300선 근처까지 급등했던 코스피지수는 이날 프로그램이 매도세로 돌아서자 약보합권에 머물고있다.
오전 11시11분 현재 지수는 전일대비 2.13포인트(0.16%) 떨어진 1,297.16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7일 이후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한 번도 1,300선을 넘지 못했으며 이달 들어 두 차례 1,300선 회복을 시도했다가 좌절을 맛봤다.
이영곤 한화증권 책임연구원은 "이번에도 1,300선의 저항을 이겨내지 못하고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대외변수들의 개선추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파른 지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지수가 1,300선을 쉽게 돌파하지 못하는 것은 1,300대 초반에 매물대가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증권사의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5월 이후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지수가 1,200선까지 급락해 1,300선 아래의 매물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올 들어 지수대별 거래량 비중을 봐도 1,290선 이하의 거래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수대가 1,300선을 넘어서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김 애널리스트는 "올해 1~3월 지수 조정과정에서 1,300선이 여러차례 지지선 역할을 했다"며 "이에 따라 올 들어 1,320~1,350선의 거래비중이 27.4%에 달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두 달 동안 외국인 매물은 어느정도 소화됐으나 연초 간접투자상품을 통해 유입된 자금과 5월 급락장에서 1조원 이상 순매수한 개인의 자금은 매물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도 "뚜렷한 모멘텀을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날과 같은 프로그램에 의존한 지수 상승에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며 "수급적 요인에 의한 상승은 1,300선 이상에 포진하고 있는 매물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적개선 믿음 커져야 매물대 넘는다" = 전문가들은 1,300선 부근에 위치한 매물대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기업 실적개선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정광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지수가 1,300선을 넘지 못한데는 글로벌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와 2.4분기 실적우려도 한몫했다"며 "저항선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우선 2.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충족해야 하며 3.4분기 실적전망이 긍정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 애널리스트도 "1,300선 이상에서 지수가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매물 압력 극복과 동시에 기업 실적개선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건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과 함께 국제유가와 환율 흐름도 중요하다"며 "국제유가가 다시 사상 최고가를 넘어서거나 원.달러 환율이 930원을 위협한다면 투자자들이 심리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