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애플을 넘어] 구글, 애플에 반격 나섰다

IBM서 특허 1000여건 잇따라 인수


애플의 특허 공세에 안드로이드 진영의 입지가 좁아지자 이에 맞선 구글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미국에서 276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데 그치며 특허 출원 1위 IBM(5,896건)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으나 최근 잇따라 특허를 인수하며 반격의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구글은 최근 IBM에서 1,030여개의 특허를 인수하며 애플과의 특허전을 선언했다. 구글이 획득한 IBM의 특허는 데이터베이스 처리, 메모리 제조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어 안드로이드 진영에 상당한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최근까지만 해도 특허 획득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구글은 지난달 특허소송전에 대비해 노텔네트웍스가 보유한 6,000여개의 특허를 9억달러에 인수하려 했으나 45억달러를 제시한 애플ㆍ마이크로소프트ㆍ림ㆍ에릭슨 등으로 구성된 애플 컨소시엄에 자리를 내줬다. 이 때문에 구글이 특허 소송에 안일하게 대응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최근 대만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HTC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로부터 애플의 특허 2건을 침해했다고 지적 받은 것도 구글의 조급증을 키우고 있다. 얼마 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탑재된 자신들의 특허기술을 빌미로 삼성전자와 HTC에 특허 사용료를 요구함에 따라 안드로이드는 '무료'라는 인식마저 금이 가고 있다. HTC는 지난 7월29일 영국에서 애플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하고 3억달러에 S3그래팩사를 인수한다고 밝히는 등 아예 독자 생존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애플과의 대립 구도를 의식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던 구글도 전격적으로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에릿 슈밋 구글 회장은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특허 소송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를 지원해줄 계획"이라며 "특허 소송이 계속 일어나는 것은 기업의 혁신 의지를 저하시킬 뿐이다"이라고 말했다. 최근 잇따른 경쟁업체의 특허 공세에 본격적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다만 구글이 안드로이드 진영 지키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휴대폰 업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앞세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왔지만 향후 구글의 전략에 끌려다닐 수 있다는 위험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김진석 서울시립대 컴퓨터학부 교수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유지하는 데 들이는 비용이 많아질수록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제조사에 요구하는 사항도 많아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바다' 등 독자 운영체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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